▲황주찬
21일 아침, 네모난 창문을 열었다. 밤새 휘몰아친 바람과 함께 거친 눈이 내렸다. 세상이 하얗다. 붉은 동백이 가득 핀 오동도로 달렸다. 그곳에서 피처럼 붉은 땅을 봤다.
칠십 년 전 제주에도 바람이 불었을까? 봄바람 으깨고 칼바람과 함께 거친 눈이 왔을까? 동백꽃 하염없이 떨어져 붉은 땅이 됐을까?
며칠 뒤면 4월 3일이다. 제주 갇힌 섬에서 피맺힌 절규가 있던 날이다. 피 울음 있었던 뒤 칠십 년이 흘러 '희년'이라 불리는 오늘, 제주는 화해의 바람을 맞고 있다.
반면, 여수에는 여전히 칼바람이 분다. 칠십 년 전 제주 출병 거부한 자들이 거리를 휩쓸고 떠난 삼일 뒤 여수에 불었던 바람처럼 오늘 오동도 바람은 거칠다.
오늘도 여수엔 통곡의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오동도 동백은 어느 꽃보다 더 붉다. 용서와 화해를 이룬다는 '희년'이 왔다. 오동도 동백꽃이 아름답게 빛나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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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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