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그저 태어났기에 살아가고, 살아 있기에 죽음으로 치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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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늘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연속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세상에 가장 확실한 사실 하나는 죽음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가 사람의 일생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생자필멸(生者必滅) 회자정리(會者定離)는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산 자는 반드시 죽게 되어 있고, 만나면 반드시 이별하게 되어 있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다. 생명이 끝나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죽음을 이해하고 죽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죽음에 대하여 천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에게 닿는다. 그는 '히틀러의 슈퍼맨'이라는 별명이 붙은 나치 부역자였다. 화려한 명성의 이면을 보면 무척 이기적이고 치졸한 인간성을 지닌 존재였지만, 위대한 저서 <존재와 시간>을 남겼다. 그 책에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 삶의 의지를 참 멋들어지게 풀어냈다.
하이데거는 인간을 이 세상에 '내 던져진 존재', 즉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존재로 보았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말인데도 자꾸 곱씹어지는 철학적 명제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자신의 국적, 고향, 부모, 형제, 성별, 생년월일, 외모의 미추, 재능의 우열 등을 선택할 수 없다. 무법천지 원시시대에 던져진 인간도 있었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쟁통에 던져진 기구한 인간도 있었으며, 평화롭고 풍요로운 환경에 던져진 행운아도 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원하거나 선택하지도 않은 환경에 던져진 존재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인간은 그저 태어났기에 살아가고, 살아 있기에 죽음으로 치달을 뿐이다.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살아 있는 동안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수많은 문장을 나열한 책이 <존재와 시간>이다. 솔직히 말해서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가슴에 큰 울림을 주는 명저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일상은 늘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연속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가 사람의 일생이다. 생명이 끝나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죽음을 이해하고 죽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큰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에게 무척이나 화려하고 웅장한 개선식을 열어주었다. 원로원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선장군이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전쟁포로와 전리품 운반자들을 거느리고 행진을 하면, 늘어선 로마 시민들은 아낌없이 꽃과 환호를 보냈다. 개선식의 주인공은 로마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영예였다.
그런데 개선장군의 바로 뒤에 한 명의 목청 좋은 노예가 따랐다. 그 노예의 임무는 개선장군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었다. 그 노예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이다. 메멘토 모리는 라틴어로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마라, 인간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얻은 당신도 언젠가 죽을 운명이니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교만에 빠지지 마라, 겸손하라, 이런 의미를 함축한 경고를 뇌리에 박히도록 계속 들려주었다. 삶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교훈으로 되새기면 딱 좋은 말이다.
즐겁게 살 걸, 베풀 걸, 참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