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 조홍제 회장 송덕비' 건립예정지인 경남 함안 군북면에 주민들이 '반대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윤성효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1906~1984, 호 만우) 회장의 고향에 송덕비 건립을 두고 논란이다. 마을주민들은 '반대 펼침막'을 내걸고 집회까지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만우 조홍제 회장 송덕비'가 조성될 곳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소재지 사거리 쪽이다. 주변에 군북면사무소와 옛 군북역, 군북고등학교가 있다.
함안 군북면 동촌리 출생인 조홍제 회장은 1935년 동경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고, 귀국해 1942년 군북산업을 설립해 정미업을 했으며, 1948년 이병철과 공동출자해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해 부사장으로 있었다.
조 회장은 1962년 삼성그룹을 떠나 효성물산을 만들었고, 그 뒤 효성그룹을 이끌었다. 고향에는 조 회장의 생가가 있다.
송덕비 건립은 재경함안군향우회(회장 조용선)가 추진하고 있다. 재경함안군향우회는 지난 2월 서울에서 신년하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용선 회장은 "만우 조홍제 회장의 송덕비 건립과 추모사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송덕비 건립을 위한 조감도가 지역 주민들 사이에 나돌았다. 조감도를 보면 조홍제 회장이 앉아 있는 '좌상'이 있고, 비문도 나와 있다.
재경함안군향우회는 송덕비에서 "만우 회장은 일찍이 품은 꿈 그대로 동방을 밝히는 샛별이 되어 나라와 겨레, 그리고 고향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 큰 뜻과 고결한 삶을 재경함안군향우회 전 회원 이름으로 돌에 새기고, 만고에 청정한 벽이산 아래 세워 후세에 길이길이 전하고자 한다"고 해 놓았다.
송덕비 건립 예정지는 현재 공터로 되어 있다. 최근 이곳에 주민들은 "군북면 심장에 비석이 왠말이고, 지두동민은 결사반대"라고 쓴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