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맥주의 탄생지
Gran tek, Wikipedia
수메르인이 지금껏 역사책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 이유는 이들이 순순히 자연에 굴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메르인은 범람하는 강물을 막기 위한 치수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측량기술이 필요했고 이를 통해 수학, 기하학뿐만 아니라 천문학까지 발전하게 된다. 또한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문자기술까지 발전시켰다.
발전된 기술로 정교한 배를 만들 수 있었던 수메르인들은 강을 통해 활발한 교역을 했다. 메소포타미아는 돌과 나무가 부족했기 때문에 수메르인들은 강을 통한 교역을 통해 곡물과 옷감을 수출하고 목재, 석재 그리고 금속을 수입했다. 이러한 교역은 수메르가 도시국가의 초석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기원전 5200년경 수메르는 발달된 과학기술과 농업 그리고 교역을 통해 인류 최초의 문명인 도시국가를 세우게 된다. 척박한 환경은 오히려 인류에게 문명이라는 결과물을 가져다 준 것이다.
동아시아가 풍부한 강수량으로 인해 쌀농사가 발전했던 것에 반해 수메르인에게는 밀과 보리가 중요한 곡물이었다. 수메르인들은 불을 다루는 기술이 탁월했는데, 이를 이용해 밀과 보리를 빵으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이미 벽돌로 수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었던 수메르인들이 빵을 구울 수 있는 화덕과 불을 쉽게 다룰 수 있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빵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창조자이자 주인이었던 수메르인들의 주식이었다. 그런데 빵과 더불어 맥주가 이들의 중요한 생명수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맥주는 수메르인들에게 물을 대신해 마실 수 있는 안전한 음료였고 새로운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이자 노동의 댓가이기도 했다. 어떻게 맥주가 기원전 5000년에 인류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애초 최초의 술은 과실주, 즉 과일 발효주였다. 땅에 떨어졌든 나무에 메달렸든 과일에 남아있던 당이 발효돼 나온 '달고 시큼한' 액체는 문명 이전 인류에게 신이 내려준 선물이었다. 과실주는 인류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우연히 주어진 음료였다. 하지만 곡물을 통해 만들어지는 맥주는 반드시 농업, 즉 문명과 함께여야만 탄생할 수 있는 음료였다.
맥주의 탄생과정은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유력하고 신빙성이 높은 설은 빵과 함께 시작된다. 맥주는 발아된 곡물에 있는 당이 발효되서 만들어지는 술이다. 기원전 5000년 전 발아된 곡물의 흔적은 그들이 당시 만들었던 빵에서 찾을 수 있다. 수메르인들은 농사를 통해 수확한 밀과 보리를 통해 빵을 만들었다. 당시 빵을 만드는 방법은 수메르인들의 문자를 통해 볼 수 있다.
'시큼 달큰한' 액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