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5일장의 별난 음식 수구레선지국밥이다.
조찬현
이색음식 수구레선지국밥이다. 가마솥에서 설설 끓고 있는 수구레선지국밥은 그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돋는다. 수구레선지국밥에는 제피가 잘 어울린다. 제피가루를 넣어 먹으면 은은한 제피향이 입맛을 돋워준다. 한번 맛보면 다시 생각나는 음식이다. 세월이 흐른 다음에도 다시 먹고픈 그리운 음식이다.
남도에서 수구레국밥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마도 구례 5일장의 수구레선지국밥이 유일하지 않을까싶다. 수구레는 소의 목덜미 살코기와 껍질 사이의 부위다. 수구레는 갖은 양념에 볶아먹거나 국밥 또는 해장국으로 끓여내면 맛있다. 부드러운데다 쫄깃한 식감이 유별나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수구레가 2kg 남짓 나온다. 아교질 성분으로 귀한 부위다. 지금은 사라진 음식이지만 옛날 제주도에서는 수구레에 한천을 넣어 묵을 만들어먹기도 했다.
뚝배기에 담아낸 뜨끈한 수구레선지국밥이다. 구례 5일장에 가면 수구레선지국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장날 다음날만 쉬고 매일 문을 연다. 주말에는 장날 다음날에도 영업을 한다.
조금은 낯선 이름, 수구레는 뭘까. 주인아주머니에게 그 해답을 들어보자.
"수구레는 소의 목덜미 특수부위 살이에요. 손질해서 삶아 갈무리해두고 사용해요."그렇다면 수구레국밥에 선지를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수구레선지국밥을 보다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뭘까.
"수구레와 선지가 궁합이 잘 맞아요. 저도 수구레선지국밥을 자주 먹는 편이에요. 국물은 가마솥에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계속 끓여요. 대파도 듬뿍 듬뿍 넣어줘요. 그렇게 7~8차례 끓이면 맛이 점점 더 깊어져요. 국밥에 제피를 넣은 다음 파김치 배추김치 등과 같이 먹어야 진짜 맛있어요." 국밥에 제피를 살짝 넣었더니 제피의 독특한 향이 정말 좋다. 밥 한술을 말아내니 진짜 별미다. 수구레에 선지가 더해져 훨씬 맛이 더 풍부해졌다. 소의 목덜미 수구레를 사용해 살이 도톰하고 제법 먹음직스럽다. 소박한 서민 음식인 수구레는 단백질 보충에 좋으며 콜라겐과 엘라스틴 성분이 많아 관절기능 개선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