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 산동면 달전마을에 있는 아들산수유나무. 할아버지산수유나무가 고사한 자리에서 자라고 있다. 수령 300년 됐다. 지난 3월 11일 모습이다.
이돈삼
산수유 아들나무는 수락폭포로 가는 길목, 원달리 달전마을에 있다. 수령이 300년 됐다. 당초 여기에도 산동성에서 시집온 처녀가 가져온 산수유 씨앗을 심었다. 계척마을의 할머니나무와 함께, 인심 좋은 할아버지나무로 불렸다. 마을주민들과 마을을 찾은 보따리 장사들이 쉬어가는 명소였다.
하지만 오래 전에 고사했다. 그 자리에서 새로운 산수유나무가 올라온 게 아들나무다. 나무의 키가 6m 남짓 된다. 이 나무도 노란 꽃을 방글방글 피우기 시작했다.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산수유 씨앗을 갖고 온 처자가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인 최치원의 딸이라는 얘기도 있다. 신라 경문왕 때 당나라에 유학 간 최치원에게 딸이 하나 있었는데, 최치원이 갑작스레 귀국을 하게 됐다. 나중에 아버지를 찾아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늘 고향을 잊지 말라며 산수유 씨앗을 손에 쥐여줬다. 그 딸이 지리산에서 아버지 최치원을 만났고, 산수유를 심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