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감자의 싹을 틔우기 위해 반그늘의 비닐하우스에 펼쳐져 있다.
오창균
봄을 알리는 첫 농사로 감자를 심는다. 아직 꽃샘추위와 서리가 남아 있지만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감자는 재배방식과 지역에 따라 2월부터 4월초까지 심는다. 음식으로 쓰다가 남은 것을 씨감자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종자의 조건을 갖췄는지 알 수가 없다면 농사용 씨감자를 구입하는 것이 수확을 보장할 수 있다.
감자는 여러 개가 뭉쳐서 덩이줄기를 이루는 구근작물로 겨울에 동면을 하는 동물처럼 생육이 정지되는 휴면(休眠)을 한다. 어릴적 농촌의 고향집에서는 마루밑 지하창고에 보관했는데 요즘은 일정하게 저온상태를 유지하는 저장고에서 보관한다.
몇 년 전 텃밭농사에서는 수확한 감자를 잘 보관했다가 다음해에 심어서 알차게 수확을 했었다. 그러나 적정온도를 벗어난 환경에서 보관되었다면 휴면이 불량하여 씨감자가 될 수 없다. 종자가 될 수 없는 감자를 심으면 콩나물처럼 크게 웃자라고 생육이 단축되어 쓰러지며 탁구공만한 감자가 달린다.
잠을 깨우는 휴면타파휴면에서 깨어난 감자는 싹을 틔우기 위해 호흡을 하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둔다. 최아(催芽)발아법으로 싹을 틔우는 기간은 보통 20일 정도로 환경조건에 따라 앞당겨지거나 늦춰지기도 한다.
직접 햇볕을 보면 안 되고 반사광이나 반그늘이 있는 비닐하우스 또는 집안과 같은 실내에서 할 수 있다. 감자의 싹을 틔워서 심는 이유는 건강한 생육과 수확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바닥에 골고루 펼쳐놓거나 통풍이 되는 상자나 양파망에 넣고 며칠에 한번씩 위아래의 위치를 바꿔놓기도 한다.
0.5~1cm의 싹을 틔우고 달걀 절반 크기의 2~4조각으로 절단 후에 햇볕이 없는 그늘에 며칠동안 보관하면 절단면의 상처가 아물며 밭에 심을 수 있다. 절단 후에 바로 심을 경우는 불에 태운 볏짚이나 나뭇재를 절단면에 바르고 심으면 세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씨감자의 절단면은 위아래 방향 구분없이 심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