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4인 선거구' 획정안 무시 '2인'으로 분할

공청회 통해 어렵게 마련한 '선거구 획정안'... "기득권 지키려는 양당의 야합" 비난

등록 2018.03.13 15:56수정 2018.03.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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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의회는 13일 오후 제23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행정자치위원회의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대전시의회는 13일 오후 제23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행정자치위원회의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장재완

대전시의회가 '대전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4인 선거구 획정안'을 무시하고 '2인 선거구'로 분할해 비난이 일고 있다.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박혜련)는 13일 오후 회의를 열어 '대전광역시 자치구의회 지역구의 명칭·구역 및 의원정수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했다.

이 조례안은 시민단체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치열한 토의 끝에 마련된 안으로, 중구와 동구 기초의원 선거구 중 '4인 선거구'를 각각 1개씩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동안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고 다양한 의견이 전달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4인 선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중선거구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도 '4인 선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대전시의회가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안'을 원안대로 의결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대전시의회 행자위는 '선거구 획정위'가 제출한 '4인 선거구 신설안'은 '민의에 따른 의석수 반영 한계', '낮은 투표율에 의한 당선으로 대표성 저하', '선거비용 증가', '선거구역이 넓어져 생활밀착형 의정활동 불가능' 등의 이유로 '4인 선거구 신설'을 '2인 선거구' 두 개로 나누는 '수정안'을 제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한 곧이어 열린 제23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대전시의원들은 행자위가 제출한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정의당대전시당 당원들이 대전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앞서 본회의장 앞에서 '4인 선거구 신설안' 통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정의당대전시당 당원들이 대전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앞서 본회의장 앞에서 '4인 선거구 신설안' 통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장재완

이에 '4인 선거구 신설'을 주장해 오던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대전시의회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연대 염대형 국장은 "대전시의회가 시민의 뜻과 시대의 요구를 거스르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야합'한 결과"라며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여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마련된 안을 이렇게 싹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염 국장은 또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현 시의원들이 출마하게 되면 민의를 거스른 구태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려 유권자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대전시당도 논평을 통해 "대전시의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적폐임을 증명했다"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대전시당 김윤기 위원장은 전날 대전시의회 앞에서 '24시간 철야농성'을 통해 '4인 선거구 원안 통과'를 촉구해 왔다. 그런데도 대전시의회가 본회의에서 아무런 '이의' 한마디 없이 '2인 선거구'로 분할한 '수정안'을 그대로 통과 시킨 것에 더욱 분노했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당신들의 이의 없음에 이의를 제기한다"며 "단 한 걸음도 옮기지 못했다. 대전시의회를 바꿔야 하는 필요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선거구획정 조례안 개정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어렵게 도입된 4인 선거구를 다시 2인선거구로 돌리는 수정안에 단 한 명의 대전시의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정치개혁의 과제들이 국회에 가로막혀 좌초된 것으로도 모자라 대전은 단 2개뿐인 4인선거구조차 지켜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대전시의회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오늘의 결정으로 스스로 우리 사회 적폐의 일부임을 증명했다"고 비난하면서 "대전시민과 역사는 정치개혁을 외면한 대전시의원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전시의회 #4인선거구 #2인선거구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의당대전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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