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한국당의 날선 반응은 이와 연계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북 분단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온 한국당으로서는 갑작스러운 남북 해빙 무드를 반길 수 없는 입장입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진영이 와해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래 보입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안보문제는 한국당이 보수결집을 위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입니다. 지난 5일 홍 대표가 '북핵폐기추진특위' 위원장에 김무성 의원을 임명한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그런데 이 효과적인 카드가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 도래한 것입니다.
물론, 보수진영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한국당의 정치적 입장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 섯불리 장미빛 전망에 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당의 주장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점검해야 할 종속 변수일 뿐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북한 스스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나타낸 데 대해 국제사회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정부 고위관료들 역시 북미정상회담 결정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역시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냉전 질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변곡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지금껏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열린 셈입니다. 그러나 한국당의 입장은 다른 것 같습니다. 한반도의 미래를 가늠할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순간에도 그들은 여전히 과거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념과 진영을 초월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임에도 철지난 색깔론과 이념공세로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입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상시적 전쟁위험에 빠져있는 한반도의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역사적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는 엄중한 회담인 만큼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제1야당인 한국당 역시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관련해서 사사건건 반대 의사를 표시하더니, 이번에도 같은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공존과 번영을 위한 소중한 기회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것이 못내 못마땅한 이들이 있습니다.
아베 내각과 한국당은 아마도 후자에 속하는 모양입니다. 한반도에 냉전이 아닌 평화가 깃드는 것이 영 불편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평화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 있는 엄중한 시국임을 상기하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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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못마땅한 홍준표-아베... 통하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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