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월 트리플크라운데이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4대강 다큐제작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트리플 크라운 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2007년 대선 승리일인 12월 19일을 기념한 날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그를 쫓아가면서 기자들이 물었다.
- 오늘은 특별하게 한 말씀 해주시죠.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국민들은 '다스는 누구 것이냐'고 묻고 있습니다."그건 나한테 물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허-허-허-."
핵심 질문은 피했고, 부담스러운 질문에는 웃었다. 이런 이명박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다스 관련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개월 전과는 달리 '다스는 당신 것이냐'는 검찰의 날 선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최근 드러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측근의 증언과 증거 앞에서 나라 걱정하면서 웃을 수 없다.
그의 범죄 혐의는 다스를 비롯해 20여 개에 이른다. 범죄 백화점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게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이다. 이번에 수사를 받을 100억대 뇌물 혐의와는 격이 다르다. 세금 22조 원을 낭비했고, 강도 망쳤다. 지금도 매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혈세를 4대강 사업 유지 보수비용으로 쓰고 있다.
수많은 탈법과 편법 사실도 드러났다. 박근혜 정권 시절의 감사원도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위한 사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턴키 공사 입찰 때 불법 담합했던 건설 재벌에게 천 억대 과징금을 물렸지만,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지금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을 감사하고 있다. 검찰 수사로 이어진다면 불법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
[10년 전] 미국 운하를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