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스님께서 대노해 내려치려 했던 쇠스랑이 바닥에 뒹굴고 있습니다. 사랑 가득한 배움이었지요.
임현철
스님, 일하시는 분들께 걸어갑니다. 언제 고래고래 악을 썼냐는 듯, 온화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넵니다. 참~ 나~. 들리는 소리가 어처구니없습니다. 스님의 본래 마음이지요.
"저 사람이 여수에서 돌산갓김치 가져 왔으니, 맛있게 드세요."스님, 약수터에 앉아 손짓으로 오라 하십니다. 차가운 바람이 어느 새 훈훈한 바람으로 변했습니다. 스님, 걱정 가득한 표정입니다. 그 걱정일랑 오롯이 스님 몫. 나그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요. 스님과 약수터에 걸터앉습니다.
"'참 나'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마음의) 문이 닫혔으니 그렇지.""왜 그러죠?""병들었어. 병들어.""답은 알고 있습니다.""알면 됐네. 그대로 하면 되지."시끄러움을 피해, 스님 거처로 자리를 옮깁니다. 실내가 썰렁합니다. 차를 두고 앉았습니다. 곶감까지 대령입니다.
"스님. 지난해에 뭘 보시고 저에게 '해탈의 길'에 들어섰다고 하신 겁니까?""…. 공적영지는 보았나?""예. 폭포수 뒤에 숨어 있는 소소 영영한 그 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다시 들 수가 없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막힘입니다. 왜 그러죠?""막힘이 있으면 좋네. 나도 두 번 막혔네."자기 안에 있는 답을 또 밖에서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