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경력만 20년인 사단법인 해양구조협회 여수구조대 박근호 대장이 작년 여수구조대가 활동해온 책자를 보이고 있다
심명남
-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섬 출신이다 보니 바다에 관심이 많다. 95년 발생한 시프린스호 사건으로 가두리 양식장이 기름범벅이 되어 죽어가는 고기를 보면서 스쿠버를 배우면서 출발했다. 이후 96년 환경운동연합을 시작으로 낚시꾼들이 무분별하게 납(봉돌)을 바다에 버려 수중생태를 오염시키는 심각성을 알게 됐다. 당시 낚시면허제 필요성을 알리면서 수중정화 활동에 푹 빠졌다."
- 20년간 자원봉사를 하면서 느낀 소회가 있다면."예전에는 봉사를 남 모르게 하는 것이라고 숨겼다. 하지만 봉사는 행동하고 실천하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연속적으로 하는 것이 봉사다. 20년 이상 하다 보니 이제 봉사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요즘 봉사하는데 시간, 돈, 여건이 안된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자신과 맞는 재능기부를 찾아야 한다."
- 24시간 3조3교대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이 가능하나."교대근무를 잘 활용한다. 교대근무로 1달에 3번 쉬는데 올해부터 격주마다 쉰다. 중요한 봉사활동은 휴가를 내고 참여한다. 다행스럽게 자원봉사 리더를 하다 보니 양해를 구하고 내 시간에 맞춰 스케줄을 짜는 편이다."
- 회사반응은 어떤가."여수산단 (주)KCC 생산부서에서 28년째 근무 중이다. 회사가 사회공헌에 중점을 두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하는 봉사활동이 회사 방향과는 별 상관 없다."
- 산단에 교대근무자가 많다. 봉사활동에 대해 조언한다면."봉사는 의무가 아닌 즐긴다는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 수중정화를 하다 보면 평소 남들이 못 가는 곳도 갈 수 있다. 여수산단 대기업에 다니는 분들이 많은데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4조3교대면 내 근무형태보다 배나 시간이 더 많다."
- 가족들 반응이 궁금하다."지금은 둘 다 대학생이 되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 봉사에 참여했다. 꽃을 심고 가꾸는 가족봉사단에서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 봉사시간이 누적되다 보니 둘 다 'MBC자원봉사대상'과 아내 역시 '여수시우수봉사상'을 수상했다. 가족 모두 상을 받은 셈이다. 가족이 고마울 따름이다."
- 매년 하화도 꽃섬에 꽃을 심고 있다. 어떤 사연이길래."6년 전 야유회를 갔다. 그런데 꽃섬에 꽃이 없었다. 꽃을 심어 보자고 의견을 냈더니 다들 찬성했다. 꽃사모 회원들이 자비를 털어 토종야생화인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심었다. 그런데 이곳 출렁다리 공사를 하면서 3년간 가꾼 야생화를 다 훼손했다. 현 주시장에게 찾아가 원상복귀를 약속 받았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매년 봄, 가을에 꽃섬 음악회를 하는데 7회를 넘겼다."
- 모종하려면 꽃이 필요하다 어떻게 마련하나."회원들이 자비를 걷어 야생화 씨앗 채취부터 파종까지 직접 가꾼다. 여수시 농업기술센타의 도움을 받아 2월에 파종해 4월에 옮겨 심는다. 또 가을에 야생화 씨앗을 채취해 저온 보관해 봄에 육모장 파종해 모종을 이식해 잘 가꾼다. 꽃이 피고 지는 전 과정을 직접 관장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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