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사시사윤선도가 보길도에 머물면서 어촌의 사계절을 노래한 단가(연시조)로 <고산유고>에 실려 있다.
김종길
옛사람처럼 뱃놀이를 할 수 없더라도 세연정 일대를 느릿느릿 산보하며 <어부사시사>를 노래해 보자. 그럼, 윤선도 원림은 눈으로만 보는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눈으로만 보는 '시경視景'이 아닌 시로 읽는'시경詩景', 고산이 꿈꿨던 세계가 당신의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가고산 윤선도(1587~1671)는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가였다. 그가 언제부터 정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수정동, 문소동, 금쇄동, 부용동 등 오십 대부터 평생에 걸쳐 정원을 조성했으며 그가 조성한 정원들은 하나같이 빼어났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 개인이 조성한 정원의 수나 아름다움에서 고산을 넘어서는 사람은 없다. 고산은 머무는 곳마다 아름다운 산수에 정자를 짓고 연못을 만들어 자연과 교감하는 생활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