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을 심거나 수확할 때 농기구로 흙을 파는것은 무경운으로 본다
오창균
경운의 목적은 흙을 갈아서 부피를 늘리고 물과 산소를 순환시키는 공극을 만들어주는 행위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흙을 잘게 부수는 경운의 효과는 일회성이며, 토양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지력(地力)유지를 어렵게 한다.
무경운은 흙속으로 뿌리를 뻗는 식물과 미생물을 비롯한 다양한 토양생물의 활동으로 자연스러운 경운이 되면서 물과 산소를 순환시킨다. 무경운은 토양생태계를 지속가능한 먹이사슬의 순환구조로 만들어서 식물의 양분이 되는 유기물을 축적하고 흙의 지력을 유지한다.
그러나, 무경운의 지력효과는 흙의 토성(土性,흙입자의 크기)과 양분의 보비력(保肥力), 물의 보수력(保水力)과 배수력(排水力)의 물리적인 조건을 갖춰야 한다. 또한, 유기물을 분해하여 양분으로 순환시키는 미생물의 토양생태계가 균형을 이룰 때 효과를 보인다.
무경운은 자연적으로 여러가지 조건이 되었을 때 할 수 있어야 한다. 인위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 산과 숲에서 식물이 잘 자라는 것은 그렇게 되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무경운 농사의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지력이 어느 정도의 조건에 도달할 때까지는 유기농업의 형태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경운을 하고 퇴비를 넣고 적절하게 풀을 관리하면서 겉흙이 보이지 않도록 유기물을 덮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