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마리아 애국지사
이윤옥
- 여성들의 독립운동사는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다.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나?
"전공이 일본어라서 2000년에 일본 와세다 대학에 객원 연구원으로 가 있었다. 그때 김마리아, 황에스더 같이 2.8 독립선언에 참여한 여성들의 자료를 보게 됐다. 그때부터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에 관심이 생겼는데, 정작 유관순 열사에만 초점을 뒀을 뿐, 여성 독립운동가를 다룬 책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썼다. 2011년부터 <서간도에 들꽃피다>라는 책을 써서 지금까지 시리즈로 8권 출간했다. 매편마다 그들의 삶에 대해 소개하고, 한 명 한 명에 관한 시를 썼다. 한 편당 20명이니까 지금까지 160명을 소개한 거다."
- 여성 독립운동가를 '조력자'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군대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군인 아닌가? 군대에서 밥을 짓고 군복을 만들어 입히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쌀을 사다가 밥을 하는 게 아니라 벼를 빻아서 밥을 짓는 거다. 말도 안 통하는 만주에서 그런 일을 한 사람들은 단순히 조력자라고 볼 수 있을까. 총을 안 들었다고 독립운동을 안 한 게 아니다.
그리고 오광심, 지복영, 신정숙(여성 광복군 1호) 이런 분들은 직접 군대에 자원하신 분들이다. 이렇게 직접 앞장서서 싸우신 분도 계셨다. 임시정부가 기반을 닦는데 필요한 돈도 그렇고 군자금 모집하는 여성들도 상당히 많았다. 하와이 수수밭에서 채찍 맞아가며 번 돈을 임시정부로 보낸 여성들 중엔 황마리아, 전수산 등 네 분 정도가 서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