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마을총회 2017년 5월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열린 마을총회의 분과별 의제 발표 모습.
서울시
중간지원조직은 민과 관을 연결하고 있나류호근 다들 말씀한대로 초기단계에는 새로운 주민의 등장이 있었다.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통해 새로운 저변이 생겨났다. 하지만 어느 순간 증가폭이 줄었고 돌려막기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에 있어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자연스레 이야기가 중간지원조직으로 가는 것 같다. 마을공동체사업이 현장을 강화하고 있는가에 있어서 새로운 주체의 확장과 함께 또 고민해야할 부분이 민관 관계에서 주민주도성이 커졌나간 점 같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2011년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이하 서마종)의 설립과정에도 참여했는데 그때 당시 느낀 문제들이 있었다. 마을공동체사업이 지자체 중심이 되고 민과 관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조직인 서마종도 어느 순간 행정에 가까워지면서 민의 목소리가 많이 사라졌다는 느낌이다. 서마종에 정보와 권한이 집중되고 현장은 이에 묻어가는 느낌도 든다. 서마종은 준공공이고 공공인 서울시와 함께 예산집행하고 정책을 결정하기에 민간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공공 혹은 공적권한을 가진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늘공(늘상공무원)보다 오히려 감시/비판/견제로부터 자유롭고자 한다.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송대원 사회적경제기업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2011년 당시 서마종 준비팀에 있었다. 중간지원조직의 정체성과 관련해 당시 논의를 많이 했다. 우리의 역할은 심판자냐, 서포터냐, 플레이어냐란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서포터로서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했기에 민과 관으로부터 정보를 받으면 모아서 양쪽에 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설계했다. 카페에 모든 정보를 모았고 공개되어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서포터보다는 심판자이자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이 커졌다. 서울시 내의 행정전문가들의 논리에 기울어지기도 했고, 시간적 압박감도 생겼다. 간담회를 통해 민간의 목소리가 모여도 박원순 시장에게 올라가기까지는 단계를 거치며 전달되지 않는 정보들도 생겼다.
주수원 협동조합 관련해 교육,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이 정보를 잘 연결하며 서포터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2016년 서울시 협치 추진 관련해서도 이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었다. 100억 규모의 광역의제 사업인데 사업 일정에 쫓겨서 홍보와 정보공유에 있어 너무 소홀히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특정집단을 염두에 둔 사업이 아닌가란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정보공유란 아무리 노력해도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지만 공공기관인 중간지원조직으로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역할이다.
더불어 중간지원조직이 민과 관을 수평적으로 연결하기 보다 행정의 성과중심 업무를 민에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 물론 이는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는 분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과 관의 역학관계에서 시민사회의 자산과 역량이 부족하기에 정부 자원에 의존하게 되고 중간지원조직도 중립지대내지 수평적 연결 역할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국 시민사회의 역량이 커져야 민쪽으로 조금 더 땡겨올 수 있을 것이다.
송영관 사회복지사로서 마을활동을 하고 있다. 저는 중간지원조직의 당파성을 얘기하고 싶다. 특정 지역에서는 중간지원조직이 정치성을 띈 경우도 있다. 특정 정당의 입장에서 중간지원조직 업무를 한다. 이렇게 되면 주민 입장에선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마을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씨앗기 사업만을 하는 경우도 봤다. 이 역시 중요하지만 사람을 키우고 확장성을 가지려면 이후의 활동들이 연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보면 마을은 계속적으로 공모사업만을 받는 곳이되지 마을 자체의 역량이 올라가지 못한다.
류호근 지역의 상황에 맞게 중간지원조직의 다른 역할이 필요할텐데 지금은 획일적으로 행정적 역할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광역 중간지원조직은 행정전달 시스템 구축을 중심으로 안정화 되기 쉽다. 반면 기초 중간지원조직은 대면활동에 당사자조직 촉진 업무를 해야하기에 행정이 원하는 성과와 그림이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행정이 원하는 그림에 맞추려다보니 기초 중간지원조직도 사람을 성장시키고 촉진시키는게 아니라 사업에만 매몰되게 된다.
더욱이 광역 중간지원조직이 행정의 입장에서 기초 중간지원조직을 푸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혁신을 가로막는 기능을 한다. 혁신형사업 초기 개척과 시스템화에 있어 광역단위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체계가 자리 잡힌 뒤에는 생산적 해소를 하며 기초 중간지원조직 역할로 하방하는게 맞다. 그렇지 않고 광역단위 중간지원조직이 스스로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고 하니 큰 조직이 필요하게 되며 혁신성은 사라지고 관리화에 치중하며 공무원화되는 것 같다.
우리들의 마을 이야기는 이제 시작류호근 첫 모임이지만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다. 앞으로도 계속 모임을 해나가며 관심있는 분들을 모아가려 한다. 마을공동체혁신의 주체였던 민이 줄고 한줌이었던 시민사회의 사람들이 다 관과 중간지원조직으로 빨려 들어갔다는 위기감이 든다. 정작 현장은 곪아가고 줄어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이러한 목소리 내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이 성장하지 못했으니 광역단위 중간지원조직 입장에서 "바텀업을 위한 탑다운을 하겠다"라고 얘기한 사람도 있었다. 아래로부터 목소리가 올라가면서 충분히 수렴되며 정책이 만들어지고 예산이 계획되어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었다. 이러한 오류가 수정되지 않은채 여러 영역에서 반복되고 전국화되고 있다. 지금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관성적으로 해왔던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 이번 모임부터 해서 여러 차례의 모임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가고자 한다. 새로운 목소리의 통로,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3시간 동안 마을활동의 주체는 확장되었나, 중간지원조직은 민과 관을 연결하고 있나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새정부 들어서며 사회혁신,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등 다양한 혁신을 공공이 주도해서 이끌어가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실험이다. 여기에는 지난 6년간의 서울시의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혁신의 과정이 바탕이 되고 있다. 중요한 건 서울의 마을공동체사업이 성과도 많았지만 오류도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시민사회가 충분한 역량을 갖춘 시기란 올 수 없다", "행정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최상의 완벽한 시기는 오지 않는다", "우리 안에서 성과를 깍아내릴 필요는 없지 않나" 등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마 이미 발견된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확대해서 반복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이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까지 했다. 무엇보다 변화의 시기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새로운 생각들이 나와야 한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2차 모임 안내 |
* 일시: 2월 28일 7시 * 장소: 종로 민들레영토(종각역 11번출구, YMCA 지하 1층) * 문의: skyroot2000@gmail.com (류호근) * 마을공동체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누구나 참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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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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