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송도테마파크 또 연장 요구... 유정복 발목 잡나

"특혜 행정" 무릅쓰고 4개월 연장했는데 또 연장 요구

등록 2018.02.26 14:33수정 2018.02.26 14:34
2
원고료로 응원
송도테마파크 부영그룹 송도테마파크 예정부지와 도시개발사업 예정부지 일부 전경.

송도테마파크 부영그룹 송도테마파크 예정부지와 도시개발사업 예정부지 일부 전경. ⓒ 김갑봉


부영, 4월에서 9월로 실시계획 인가 연장 요구

부영그룹이 인천시에 송도테마파크 사업기한을 올해 4월에서 추가로 연장해 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속된 사업연장으로 '부패기업에 대한 특혜행정' 비판을 받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입장이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부영은 지난 25일 "환경영향평가(초안) 검토의견에 따라 지난 14일 토양조사 전문기관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토양정밀조사에 착수했다"며 "오는 5월 31일까지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영은 과거 비위생 매립지(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등 수십만톤 쓰레기 매립)였던 송도테마파크 예정부지의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실시한 뒤 결과에 따라 폐기물 처리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그 뒤 9월까지 실시계획 변경인가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부영의 이번 발표는 올해 4월까지인 사업기한(실시계획 인가시점)을 사실상 오는 9월까지 또 연장해 달라는 요구다. 부영이 4월까지 송도테마파크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은 취소되는 만큼 또한번 연장이 발등의 불처럼 다급한 셈이다.

송도테마파크 사업은 부영이 연수구 동춘동 911번지 일원 49만 9575㎡(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유원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부영이 테마파크 바로 옆에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동춘동 907번지 일원 약 53만 8000㎡, 약 5000세대)과 연동돼 있다.

송도테마파크 사업은 인천시가 도시개발사업의 개발이익을 유원지 개발로 돌려받는 것으로, 테마파크 개발이 도시개발사업의 조건이다. 송도테마파크 사업이 무산되면 도시개발사업 자동으로 무산된다.


부영은 2014년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당초 인천시는 2015년 12월까지 실시계획을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 인ㆍ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016년 6월 30일까지 연장해줬고, 그래도 못하자 2017년 12월까지 연장해줬다.

그럼에도 부영은 실시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 그 뒤 지난해 성탄절 이중근 회장이 인천시를 직접 방문해 추가 연장을 요청했고, 시는 올해 4월 30일까지로 사업기간을 4개월 추가로 연장했다.


세 번 연장으로 "특혜 행정"이라는 비판에도 거겠지만, 시는 '장기간 방치된 숙원사업'이라며 4개월을 연장해줬다. 그 뒤 부영 이중근 회장이 조세포탈, 회사 돈 횡령, 공정거래법 위반, 부당이득 취득,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구속되면서 "부패기업에 대한 특혜"로 확산됐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부영이 추가 연장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부영은 "송도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정상 추진되려면 4월 30일까지로 제한된 사업기간 연장이 절실하다"며 인천시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혜 연장 예상대로 진행 중… 부패기업에 특혜 중단해야"

인천시는 부영이 사전에 시와 조율해 발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시는 사업진행을 위해 환경영향평가(본안)을 2월말까지 제출할 것을 부영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를 60일 내에 마무리해야 4월까지 사업시행 인가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영은 4월까지 송도테마파크 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받아야 하고, 시는 이를 위해 2월까지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둘 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부영은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올해 초 마무리했다. 초안의 핵심은 토양오염정밀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토대로 토양오염 정화대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이 대책이 담긴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부영이 시에 제출해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이 60일 내에 의견을 제시하게 돼 있다.

그런데 부영은 지난 14일 토양오염조사를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5월까지 조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했다. 토양오염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작성하고, 또 이를 토대로 지자체와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즉, 5월이 지나야 환경영향평가 본안 제출이 가능하단 얘긴데, 시는 2월까지 제출하라고 했으니 사실상 제출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알기에 부영은 시에 추가 연장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세 번째 추가 연장당시 4개월 특혜연장은 부영의 추가 연장 요구대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결국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시는 부패기업에 대한 특혜행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영 #이중근 #유정복 #송도테마파크 #한강유역환경청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5. 5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윤 대통령, 24번째 거부권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윤 대통령, 24번째 거부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