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있는 '케이센(惠泉)여학원 대학' 학생 14명이 아산 설화산(아산시 배방읍 중리 산86-1번지 일대) 폐금광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심규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일본 대학생들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 한국의 역사를 온몸으로 체감했다.
23일 아산 설화산 유해발굴 현장.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여대학에 재학중인 12명이 아산 민간인 유해발굴 현장을 찾았다.
아산시와 한국전쟁기민간인학살 유해발굴공동조사단은 지난 22일부터 설화산(아산시 배방읍 중리 산86-1번지 일대) 폐금광에서 유해발굴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는 1951년 1월께 부역 혐의로 불법 총살 당한 대략 200~300명의 시신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대학생들은 작정한 듯 직업복 차림에 목장갑을 끼고 호미를 들었다. 유해발굴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전날에는 아산에 도착해 밤늦게까지 학살 사건에 대해 선행 학습을 하는 열의를 보였다.
때문인지 현장에 도착한 이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이날 이들에게는 암매장지에서 파낸 흙더미를 헤집어 유해를 골라내는 일을 맡겼다. 이들은 가파른 산자락 흙더미 앞에 나란히 일렬로 늘어서 밭을 일구듯 조심스럽게 흙더미를 다뤘다. 오래지 않아 여기저기에 다리뼈와 팔뼈 등 희생자 유해가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