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박선주 유해발굴단장(안쪽)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심규상
아산 설화산 기슭 폐금광에 묻힌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이 본격 시작되면서 예산을 전격 지원한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 유해발굴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에서 김장호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 아산유족회장은 몇 번씩 "유해발굴 예산을 지원한 아산시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23일 오후 3시 복기왕 전 시장이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하자 김 아산유족회장이 복 전 시장을 맞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복 전 시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산시가 지방정부로서 한국전쟁 때 군경에 의해 희생당한 민간인 유해발굴 사업에 예산을 전액 지원한 첫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
유해 발굴 사업은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중앙정부가 할 일이라거나 재정 부족을 이유로 예산지원을 꺼려 왔다. 예산을 지원한 경우도 소요재정 일부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반면 복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아산시 본예산에 유해발굴에 필요한 약 1억여 원의 예산을 전액 반영했다.
박선주 유해발굴 단장도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에 적극 힘을 보태준 아산시 사례는 전국 지방정부의 귀감이 되는 일"이라고 평했다.
이날 유해발굴 현장에서 만난 복 전 시장은 "중앙정부에서 대부분 유해발굴을 매듭지은 것으로 알고 제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너무 늦어 오히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산지역에서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이 유해수습마저 못 하고 있는 현실을 뒤늦게 알고 나서게 됐다"며 "지방정부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산 외에도 충남 곳곳에는 아직 한국전쟁 당시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가 묻혀 있다.
복 전 시장은 "도지사가 된다면 충남도가 나서 유해발굴은 물론 추모사업을 벌여 잘못된 과거사로 인한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