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부마민주항쟁 당시 경남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최초의 정부 보고서인데 너무 부실" 그러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는 이번 보고서 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성기 경남대 교수와 박영주 경남대 박물관 연구원, 허진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강한 입장을 보였다.
정성기 교수는 "박정희가 직접 시위 진압을 지시하고, 군대 투입에 불법을 밝혀낸 사실은 의미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부마항쟁에 대한 최초의 정부 보고서인데 너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원회가 처음 구성될 때부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부실하다. 도저히 정부의 공식 보고서로 내놓을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보고서가 채택이 된다면 혈세로 시민과 당사자, 관련 단체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해자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고, 제대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정부 기관에서 관련 자료 협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법 자체가 부실했던 것도 원인이다. 잘 쓴 대학생의 리포트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망자 '유치준'에 대해, 정 교수는 "위원회가 먼저 결론부터 내놓았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며 "유치준 사망이 부마항쟁과 관련이 없다고 해서 다시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은 국가폭력이고, 두 번 살인하는 것"이라 했다.
또 그는 "부마항쟁의 결과에 대한 설명이 없다. 결론을 내기 전에 결과와 후폭풍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유신체제가 무너졌다는 정도의 설명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성기 교수는 "위원회 임기가 오는 4월까지다. 이대로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 전반적으로 정부가 내놓은 보고서라고 할 수 없는 총체적 부실한 보고서이기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박영주 연구원은 "일부 새로 발굴된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충분하게 다루어지지 않았고 내용은 부실하다"며 "전반적으로 소소하게 틀린 내용도 있다. 한 마디로 '잘했네'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낸 보고서인데 왜 이렇게까지밖에 되지 않았느냐. 한 마디로 부실공사다"고 했다.
그는 "보고서 초안을 보니, 객관적 관점을 가지지 못했다. 어떤 부분은 경찰 쪽 입장에서 정리했고, 다른 부분에서는 항쟁 주체의 입장에서 정리가 돼 있다"며 "관점 자체가 혼선이다"고 했다.
허진수 회장은 "처음 위원회 출범할 때 우리는 거부했고, 편파적으로 구성이 되었다"며 "올바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했다. 위원회는 최선을 다했다고 할 것이지만, 예산과 인력에 있어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국방부, 국가정보원 쪽 자료를 거의 확보하지 못했다. 그 자료들이 중요한데 그것이 없이 진실 규명을 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조사 자체가 부실했고 불성실했다. 우리는 보고서 초안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과 마산, 창원 등 경남 일원에서 박정희 유신체제에 대항하여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말한다.
<관련기사>
"박정희, 부마항쟁 당시 국무회의 의결 전에 계엄령 통보" (2월 19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부마민주항쟁 정부 첫 보고서, 이 정도밖에 안 되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