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41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31일 오후 농성장과 연결된 임시 다리를 통해 내려오며 '4대강 파괴 즉각 중단' '강은 흘러야 한다' '흘러라 4대강'이 젓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권우성
염 총장은 2년 뒤인 2010년 8월 22일 새벽에 배낭을 메고 경기도 여주 이포보에 올랐다.
"환경운동연합은 검찰 수사로 쑥대밭이 된 상태였죠. 맨몸뚱이로 버티는 것, 그것 말고는 할 것이 없었습니다. 4대강 공사는 엄청난 속도로 진행됐고, 이를 비판하는 언론도 거의 없었으니까요." 4대강 예산이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된 뒤 MB 정부가 불도저처럼 공사를 강행할 때였다. 염 총장은 박평수, 장동빈 씨 등 2명의 지역 환경운동연합 간부와 함께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천둥과 번개가 치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27m 교각 위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버텼다.
교각 공사는 잠시 중단됐지만, 아래 쪽은 철근이 삐쭉하게 튀어나온 상태였다. 그곳을 내려 볼 때마다 아찔했단다. 올라간 지 보름 정도 지났을 때 먹을 게 떨어졌다. 사실상 고공 단식농성이었던 셈이다. 언론들이 침묵할 때였기에 핸드폰을 이용해 SNS와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농성 일기'로 4대강 사업 비판을 이어갔는데, 수동식으로 만든 전기 충전기도 고장 났다.
고립무원 상태였다.
"대부분의 언론은 4대강 사업에 눈을 감았죠. 22조 원이나 들이는 큰 사업인데 검증도 하지 않았습니다. 4대강 시설 안정성이나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 등의 우려가 제기됐는데,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제 SNS로는 역부족이었지요. 언론이 역할을 했다면 황당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을까요?"그가 최후의 보루로 선택한 고공농성이었지만, MB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뒤에도 국가 권력을 총동원해서 군사작전을 벌이듯이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다. 농성자들의 건강은 갈수록 악화됐다. 고공농성 41일째 되던 날, 그는 사회 원로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이포보를 내려와야 했다.
[거짓말] 놀고 있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