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달그림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응, 잘 다녀와."
설이나 한가위를 맞이하면 거의 모두라 할 만큼 아주 많은 사람들이 집을 찾아서 길을 나섭니다. 나이든 어버이가 사는 집으로 가지요. 새집을 떠나 옛집으로 돌아간다고 할 만한 마실길이라고 할까요. 어느덧 어버이 품을 떠나 새로 어버이가 되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사람들이 옛 어버이 품으로 돌아가는 나들잇길이라 할 수 있을 테고요.
아이가 아직 많이 어릴 적에는 집이 하나입니다. 어버이하고 사는 집이에요. 이러다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른 집에 사는 줄 깨닫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두 분씩 있으며, 할머니 할아버지 집도 두 군데 있는 줄 깨닫지요. 처음에는 이 대목이 아리송하지만, 어느새 둘씩 달리 있는 얼거리를 알아차리면서 '마실을 다닐 집'이 여럿 있다는 대목에서 즐거워합니다.
이러면서 이모네라든지 고모네를 알아차리고, 큰아버지나 작은아버지네를 알아차리지요. 아이를 둘러싸고 이렇게 많은 살붙이가 있으며, 이 살붙이를 둘러싼, 또 우리 집을 둘러싼 집이 숱하게 많은 줄 시나브로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