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의 명성교회 관련 소송을 다룰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제3차 심리가 13일 열리는 가운데 재판국장인 이만규 목사가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이 재판국장은 재판과 관련,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유석
신학생들의 목소리에 주목할 대목은 또 있다. 재판국에 방청 허용 및 재판기록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명성교회 세습문제는 교단의 명운이 걸렸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재판이 보다 엄정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재판의 방청은 물론, 재판 속기록을 공개해야합니다. 또한 그 판결문은 사회법정의 관례를 참고해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을 정확히 기록하고, 해당 의견을 개진한 재판국원의 실명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총회재판국원들의 결정을 감당해야할 통합교단 전체 목회자를 고려하면 마땅히 이번 재판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 장신대 02학번 동문 21명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었는지를 누구나가 확인할 수 있도록 재판에서 오가는 내용을 녹화하여 공개하고, 속기록을 작성하여 공개하십시오! 또한 교단에 소속된 목회자라면 누구나 방청할 수 있도록 조치하십시오!" - 장신대 04학번 동문 19명"저희는 알아야겠습니다. 누가 교단의 원칙과 신앙을 무너뜨리고 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겠습니다. 역사의 심판을 위해 기억과 증언, 기록과 문서를 남겨야겠습니다. 명성교회 세습재판에 대한 방청을 허용해주십시오. 그리고 재판의 속기록을 공개하십시오. 밀실에서 소수에 의해 결정되는 미래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장신대 신학생 일동 신학생들의 재판과정 공개 요구는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사회 법정의 경우, 재판의 공정을 기하고 재판 결과의 신뢰를 높이고자 공개재판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나 그의 '비선실세' 최순실 재판 등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재판도 모두 공개재판으로 진행돼 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재판을 TV로 생중계 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회로 눈을 돌려보면 사회법정에 한참 못 미친다. 각 교단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논란의 무게와 상관없이 재판국 심리는 비공개로 열리는 게 보통이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이 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에 심각할 영향을 미칠 중대 사안이다. 기독교계 언론 매체는 물론 JTBC 등 일반 언론도 명성교회 세습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총회재판국은 공정하고 신속하게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 또 재판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재판 과정 공개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맥락에서 신학생들이 투명한 재판과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목소리를 낸 점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총회재판국에 바란다. 명성교회 세습 관련 소송이 산더미 같이 쌓인 사건 중 하나로 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소송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명성교회 세습을 둘러싼 논란의 물줄기가 뒤바뀔 수 있다. 한국 교회 전반은 물론 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심각하다. 이런 이유로 재판국은 더욱 엄중하게 사건을 심리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더 이상 지체 말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 혼란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 또 소송이 가진 의미를 감안해 재판 방청 및 관련 기록 공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제 선배 목회자들이 후배 신학생들의 외침에 응답할 때다. 신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비난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재판국으로 옮겨갈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5
공유하기
'명성교회 세습' 공개재판하라는 신학생들의 외침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