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인 김수원 동남노회 비대위장(왼쪽 등돌린이)이 심리를 위해 재판국에 출석하고 있다.
지유석
이날 심리를 앞두고 총회재판국이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총회재판국은 이날 심리에서 동남노회 비대위가 제기한 두 건의 소송을 함께 심리하겠다는 방침만 밝히고 심리를 마쳤다. 다음 기일은 오는 27일로 정해졌다.
동남노회 비대위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비대위 서기를 맡고 있는 최아무개 목사는 "재판국이 선거무효 소송에 대해 신속히 결론을 내려주리라고 봤다, 이 건이 결론 나야 노회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아쉬움을 표시했다.
비대위 대외협력부장인 장아무개 목사도 "행정소송의 경우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3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니 90일 이내 결론이 나야 함에도 총회재판국은 이를 미뤘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논란이 이는 대목은 두 건의 소송을 함께 심리하겠다는 재판국의 방침이다. 동남노회 비대위 측 변호를 맡고 있는 송아무개 목사는 "재판국이 두 건의 소송을 병합심리하겠다든지 하는 식의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장 비대위 대외협력부장도 "재판국이 두 소송을 병합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동시에 심리를 진행하겠다는 건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라면서 "동남노회 비대위는 별건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국이 두 사건을 마치 한 사건으로 다루겠다고 한 점에 혼란을 느낀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원고인 김수원 동남노회 비대위원장은 심리 직후 "정확하고 바르게 노회를 이끌어가려는 이들이 힘들어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을 기대한다"라는 심경을 드러냈다.
재판국이 결론을 미룬 데 대해 세습에 반대해온 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에서 활동하는 이아무개씨는 기자에게 "굉장히 단순한 문제를 왜 이리 지연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상당수의 신학생들이 재판지연에 분노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식으로 미루다 명성교회 세습 책임이 총회와 재판국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