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트 맛집의 메인 요리인 마라촬
신준호
유제품 즐겨 먹는 중국인들 어린 시절 아주머니들이 '삼각형 서울우유 커피 우유'를 빨대 꽂은 채로 먹으면서 동네를 걸어가는 풍경은 내 기억 속에 또렷하다. 빙그레 바나나 우유와 삼각형 커피 우유는 양대산맥이었다. 지금은 어느새 편의점, 슈퍼를 가봐도 보이질 않지만, 그 당시 어른들이 하는 행동은 무조건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나는 커서 꼭 커피 우유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중국은 서울우유와 비슷하게 생긴 흐물흐물한 팩 우유가 굉장히 인기 있다. 워낙 두유와 우유를 즐겨 먹는 중국인들이기 때문에 장바구니를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우유 팩 묶음이 담겨있다. 한국도 유제품 코너가 따로 있지만, 중국은 요플레 우유 등 엄청난 양의 제품들이 한 코너를 가득 채우고 있다.
게다가 가격도 한 팩에 300원 정도인데 시리얼 한 그릇 담아 먹을 수 있는 양이니 이보다 편리할 수 없다. 묶음으로 사면 8개에 약 2000원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유학 생활 중 돈이 부족할 때마다 우유와 시리얼로 생활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유와 시리얼을 사 와서 팩을 가위로 잘라봤더니 안에 달콤한 요플레가 들어있었다. 다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서 우유인 줄 알고 집어 든 내 실수였다.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한 실수였을 것이다. 8팩이나 묶여있는 걸 사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플레에 시리얼을 말아서 퍽퍽하고 상당히 단맛을 한동안 참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