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여성단체들은 9일 오후 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각 당 후보들의 성폭력, 성평등 검증을 촉구했다.
조정훈
"용인되고 은폐되는 성폭력은 더 이상 없다. 성평등한 정치를 위해 우리는 차별과 폭력에 단호하게 반대한다."서지현 검사가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폭로한 후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폭력 사실을 공론화하는 '#ME TOO'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구경북 여성단체들이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성폭력, 성평등 검증은 필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정의당, 노동당, 민중당 등 대구지역 정치권과 함께 9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후보들의 검증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월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처음이 아니다"며 "여성 살해와 편견, 폭력, 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근절해야 할 오래된 화두로 말하기를 멈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우리는 한국사회 어디에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검찰, 경찰, 국회의원, 정치인 등 공공의 영역에서도 성폭력과 성추행을 비롯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지속되고 있음을 우리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구의원 연수기간 중 동료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정애향 대구 수성구의원은 "가해자나 가해자를 두둔하는 사람들의 말이 어떻게 그렇게 다 똑같을 수가 있는지 너무 놀랐다"며 "가해자는 죄책감도 없이 뻔뻔하게 돌아다니는데도 아무 말도 안 하면서 피해자에게는 참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보수적인 대구에서 제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두려운 마음에 고민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수성구의회의 잘못된 행태나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서 검사처럼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