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8.2.8 sco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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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 문 대통령이 만난 정상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Frank-Walter Steinmeier) 독일 대통령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올림픽으로서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분단 상황을 평화적으로 극복한 독일의 대통령께서 직접 와 주신 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의미가 크다"라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남북대화 재개의 단초가 된 것은 지난 7월 독일 공식방문 때 발표했던 베를린 구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당시 독일 평화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간 접촉을 제안했었는데, 이것이 결실을 보아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실현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베를린 평화구상'은 지난 2017년 7월 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발표한 대북정책 구상을 가리킨다. 한반도 비핵화 추구,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정치.군사적 상황과 남북 교류협력 사업 분리 등 5대 원칙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 해결,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단, 남북간 접촉과 대화 재개 등 '4대 제안'이 핵심 내용이다. 특히 '4대 제안'에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평화올림픽 실현'이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비핵화는 나란히 함께 갈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의 과제는 남북간에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어떻게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까지 이어가 북미간 대화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북미대화로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저희가 한국 올 때마다 독일이 통일이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를 기억하게 된다"라며 "특히 저는 작년 7월 대통령님을 베를린에서 만난 것을 기억한다"라고 반가워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당시 동·서독 분단 이후 첫걸음, 서로 접근하는 첫걸음을 어떻게 뗐는지에 굉장히 관심을 보여주었고, (그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라며 "독일식으로 표현하자면 베를린 장벽에 작은 구멍을 조금씩 뚫었다고 표현했는데, 거기 많은 관심을 보여준 것을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그 당시에 문 대통령이 베를린 연설을 통해서 굉장히 용기 있는 의지를 표명했고, 당시에는 사실 북한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라며 "지금 와서 생각하면 베를린 연설을 계기로 북한이 올림픽을 참석하고, 더군다나 단일팀으로 참석하게 됐다, 이렇게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단일팀 구성에 동의한 것은 올림픽 평화정신 구현하겠다는 작은 의지라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다만 올림픽 끝남과 동시에 이 같은 의지가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라며 "지난번에도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가 독일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같이 지원하는 것을 좋게 표현했고, 저희도 지금까지 그렇게 정치적, 경제적으로 북한에 필요한 압박을 계속 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그런데 이렇게 국제사회가 압박, 강화 속에서도 독일 사람들은 분단을 겪었기에 가끔 상대방을 테스트해서 긴장완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또 그쪽에서 긴장완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지를 테스트해볼 필요는 있다"라며 "그래서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북한 측에서 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들을 계속 보내주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문 대통령님과 이야기했듯이 통일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고 작은 것들을 많이 발전시켜 장벽을 느슨하게 해야 하며, 이산가족과 상호방문 같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교류를 더 넓혀나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저희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독일의 통일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야기하고, 독일 사람들은 분단의 삶이 어떤 것인지도 잘 알고 있다"라며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시려는 문재인 대통령를 저희는 언제나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과거 신동방정책으로 독일과 유럽 내 데탕트를 실현한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초상화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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