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최오균
카스피해 연안에서 서식하는 철갑상어는 바다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벨루가 캐비어(Beluga Caviar)'를 생산한다. 러시아의 최고급 보드카로 꼽히는 브랜드 이름도 벨루가다. 벨루가 캐비어는 보드카 병과 잔에다 벨루가 철갑상어와 캐비어 문양을 새겨 놓고 있다. 워낙 고가인데다가 구하기도 어려워 벨루가 캐비어는 '바다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린다나.
때문에 '벨루가 캐비어'를 맛보려면 거의 왕의 몸값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고가라고 한다. 질 좋은 캐비어는 1kg에 30만 달러를 호가 한다고 한다. 즉 캐비어 한 스푼에 3만6000달러(약 4천 만 원)에 달하는 셈이다.
철갑상어가 성숙하려면 거의 20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알에도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높은 가격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 벨루가 캐비어는 가장 위풍당당하고, 가장 크고, 가장 보기 드물고, 가장 오랜 철갑상어에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고귀하고 높은 값어치 때문에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캐비어 외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교수단의 하나로 이용이 된다고도 한다. 하여간 벨루가 캐비어는 세계 3대 진미 중의 하나로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프랜시스 케이스 저)에 등극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임금님의 몸값을 지불해야 할 고귀한 철갑상어 캐비어 대신에 식용 철갑상어를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실 철갑상어 알은 구경도 못했다. 식용 철갑상어 맛은 그저 그렇다. 갈증이 너무 심해 아제르바이잔 맥주도 한 잔 곁들였다. 카스피해를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한 잔은 먼지 속에서 눈을 뜨게 하는 것처럼 청량한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