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거천 지킴이들이 북구청의 하천공사 중단을 외치고 있다
정수근
"팔거천 생태계 파괴하는 보 설치와 펌프장 공사 즉각 중단하라!""시대 역행! 생태계 교란!, 보설치, 펌프장 공사 전면 재검토하라!""주민 의견 무시한 공사강행 즉각 중단하라!"6일 오전 대구 북구청 앞에선 영하의 칼바람만큼이나 날 선 외침이 매섭게 울렸다. 바로 대구 북구청이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강행하고 있는 팔거천 하천공사를 성토하기 위해서다. 팔거천을 사랑하고 각종 개발로부터 팔거천을 보호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생 주민조직인 '팔거천 지킴이'와 강북풀뿌리단체협의회 그리고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 북구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북구청의 '묻지 마' 행정에 분명한 '아니오'의 메시지를 밝힌 것이다.
대구 북구청이 대구 칠곡군 구간을 흘러 금호강과 만나는 하천인 팔거천에 금호강 물을 끌어오는 도수로 공사와 수중보 그리고 펌프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연초 착공한 것인데, 최근 팔거천에서 멸종위기종 수달이 발견되면서 북구청의 무리한 사업 강행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면밀한 생태조사도 없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4대강식 하천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팔거천이처럼 4대강사업 후 지류·지천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하천공사들이 4대강사업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즉 보를 만들고 자전거도로와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면서 하천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하천을 인간 편의중심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4대강사업이 지류·지천으로 넘어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실패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보를 만들고, 생태공원과 자전거도로 등을 만드는 사업으로 이를 위해 천문학적인 혈세가 탕진됐다. 혈세를 탕진한 채 강까지 망쳐놓은 사업이 4대강사업이다.
영국의 유력 매체인 <가디언>은 4대강사업을 전 세계 '자본의 쓰레기'로 밝힘으로써 4대강사업은 국제적 망신거리로도 전락했다. 이런 4대강사업의 유일한 교훈은 "강을 건드리면 안 된다" 것과 "강은 흘러야 한다" 것이다.
이 상식적인 교훈을 얻기 위해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는 독버섯처럼 자라나 우리 하천 곳곳을 병들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