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대통령, 국가비상사태 선포... 정국혼란 가중

야민 대통령, 야권 인사 석방한 대법원장 긴급 체포... 인도-미국 vs. 중국 힘겨루기?

등록 2018.02.07 09:20수정 2018.02.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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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비상사태 선포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이자 인기 휴양지 몰디브의 정국 혼란이 국제사회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 시각)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영장 없이도 압수수색과 체포가 가능하고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

몰디브 경찰은 6일 새벽 곧바로 압둘라 사이드 대법원장과 알리 하미드 대법관을 체포했고,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이자 최대 정적인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도 체포하는 등 대대적인 숙청을 시작했다.

또한 몰디브 방송위원회는 민간 방송국들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방송으로 간주될 경우 즉각 해당 방송국을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언론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최근 몰디브 대법원이 야당 인사 9명의 석방을 명령했고, 집권당인 몰디브진보당을 탈당해 야당으로 옮겼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12명에 대해서도 복직을 명령하면서 촉발됐다.

이들이 복직하면 다수당이 되는 야당 몰디브민주당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야민 대통령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야민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자 시민들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앞서 대법원이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테러 혐의로 13년 징역형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리자 재선을 노리는 야민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린 상태다.


2012년 집권한 야민 대통령은 반대파를 숙청하고 사법부와 언론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이 이끄는 야권은 '야민 대통령이 쿠데타로 집권했다'며 올해 열릴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인도·미국에 손내민 야권... 중국과 대리전?


비상사태 선포로 야민 대통령의 탄압이 다시 시작되자 야권은 인도와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스리랑카에서 망명 중인 나시드 전 대통령은 "인도 정부가 즉각 파병해서 대법원장과 야당 인사들을 보호해주기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성명을 통해 "몰디브 정부와 군은 반드시 법과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라며 "이번 사태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라고 야권의 편을 들어줬다.

그러나 인도와 미국은 적극적인 개입을 망설이고 있다. 중국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야민 대통령은 그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을 성사시키고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당장 몰디브의 최대 수입원인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 미국, 중국, 영국 등이 몰디브에 여행 자제령을 내렸고 한국  정부도 여행 자제와 신변 유의를 당부했다.

몰디브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모든 국민과 외국인의 안전을 보장한다"라고 밝혔지만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몰디브 #압둘라 야민 #국가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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