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바구니싱그러운 귤
오성실
엄마가 진피차를 만든다고 귤껍질을 하나하나 모으신다.
잘 말렸다가 겨울 내내 차로 끓여 마신다는데,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귤껍질을 채 썰어 프라이팬에서 덖음 과정을 거치기를 두세 번.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다시 말리기를 또 여러 번.
그런 과정을 거쳐야 짙은 향의 진피차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뭐든 '말려야 할 때'는 제대로 말려줘야 하는 것 같다.
어설프게 했다가는 곰팡이가 슬기 쉽고, 상하기 마련이다.
비단, 귤껍질에만 해당되는 얘긴 아니겠지.
빨래도 생선도 꽃도 잘 말려야 본연의 것이 다치지 않으니까.
하물며 말려야 할 것이 젖은 마음이라면 어떨까.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잘 말리기! 어쩌면, 거기에서부터 마음은 건강해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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