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내산서원 입구 풍경. 수은 강항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오른편에 유물전시관, 왼편에 홍상문이 세워져 있다.
이돈삼
포로가 된 몸이었지만, 강항은 운이 좋게도 일본의 지식인들과 교제하는 기회를 얻었다. 자연스럽게 일본의 유학자들과 만났고, 승려들에게 유학을 가르쳤다. 많은 유학자를 배출하면서 일본 성리학의 원조가 됐다.
강항은 한편으로 포로생활을 하면서 보고 들은 일본의 지리와 풍속, 군사 정세와 시설 등을 살펴 조정에 보고했다. 이것을 자세히 적은 기록이 <건거록>(巾車錄)이다. '건거'란 천으로 가린 수레, 즉 죄인이 탄 수레의 기록을 일컫는다.
포로생활을 한 자신의 경험담과 어려움을 적은 기록인 셈이다. 나중에 제자들이 책을 다시 펴내면서 <간양록>(看羊錄)으로 고쳤다. 1980년대에 텔레비전 드라마 <간양록>으로 만들어져 방송까지 됐다.
'이국땅 삼경이면 밤마다 찬서리고/ 어버이 한숨짓는 새벽달일세/ 마음은 바람따라 고향으로 가는데/ 선영 뒷산의 잡초는 누가 뜯으리...'
극작가 신봉승이 노랫말을 쓰고 조용필이 불렀던 노래다. 가슴 절절하게 하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