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림다방은 부부 또는 자녀가 함께 오거나, 20대와 60~70대가 등을 맞대고 담소 나누는 풍경이 자연스러운 곳이다.
경실련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는 학림다방이 있습니다. 학림다방은 대학로의 명소일 뿐 아니라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 예술가와 문인들의 사랑방으로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곳입니다. 1956년 옛 서울대 문리대 건너편에 문을 연 학림다방은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의 토론 장소는 물론 음악, 미술, 연극, 문학 등 예술계 인사들의 단골다방으로 지금도 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980년대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에 연루된 대학생들의 첫 모임 장소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학림'이라는 것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요. 시민들에게 조금 더 소개하고 싶어 4대 학림지기인 이충열 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이충열 사장과 한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 4대 학림지기를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학림지기를 하게 되셨는지, 학림다방과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1987년 학림다방을 인수해 벌써 30년이 넘었네요. 저는 서울대 출신도 학생운동권 출신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에요. 일제강점기 때 지은 원래 건물은 지하철 4호선 공사를 하면서 헐리고, 시에서 보상해줘서 다시 건물을 세웠어요. 원래 위치에서 조금 변화도 있었고, 학림이 학림답지 못한 시기(경양식 레스토랑처럼 나비넥타이 맨 웨이터들이 있고, 유선방송 연결해서 음악을 틀어주던)를 거치면서 주변의 권유로 나처럼 모자라는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 사장님이 제일 좋아하는 학림다방 메뉴는 무엇인가요?"손님들한테 맛있는 거 팔아야지, 맛없는 거 팔면 안 되죠. 다 맛있지만 학림만의 치즈케이크가 참 맛있지요. 비엔나커피가 유명한데, 비엔나커피는 예전부터 있었어요. 옛날에 강남의 '사모님'들이 대학로에서 연극 보고 비엔나커피 마시고 가는 게 일종의 코스인 시절이 있었죠.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연속극에 비엔나커피 마시는 신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비엔나커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지요."
- 찾아왔던 손님 중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30년 넘게 하면서 먹고 살았으니 돈도 벌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내노라하는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었다는 게 학림다방 운영하면서의 큰 행운이에요. 어느 특정인을 말하긴 어렵네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 수도 없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