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 / 지은이 후쿠오카 마사노부 / 옮긴이 최성현 / 펴낸곳 정신세계사 / 2018년 1월 5일 / 값 22,000원
정신세계사
<자연농법>(지은이 후쿠오카 마사노부, 옮긴이 최성현, 펴낸곳 정신세계사)에서는 이런 농사, 타락할 대로 타락한 요즘 농사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걱정 거리가 된 농약 농사, 제초제농사, 비료농사 등을 획기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농사법, '자연농사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막연한 기대, 추상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저자 스스로 농사를 지으며 체득한 실사구시의 결과물이자 보고입니다. 이렇게 농사지으면 농기계를 이용해 갈지 않아도 되고, 무농약 무제초제 농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나게 입증하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농업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서른다섯 살이 되던 해에 귀농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연이 짓는 농사에 시중을 드는 심부름 농사꾼으로 살아갑니다.
그렇게 '무경운, 무비료, 무농약, 무제초'로 짓는 농사가 '자연농법'이고, 시중드는 요령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정리해 놓은 것이 이 챙의 내용입니다.
"자연농법은 아주 간단명료하다. 가을에 벼를 베기 전에, 벼이삭 위로 클로버 씨앗과 보리 씨앗을 흩뿌려둔다. 싹이 터서 수 센티로 자란 보리를 밟으며 벼 베기를 하고, 사흘가량 말린 뒤 탈곡을 한다. 이때 나오는 볏짚은 모두 그대로 논에 뿌려놓고, 닭똥이 있으면 그 위에 뿌려놓기만 하면 된다. 이것으로 보리와 볍씨 뿌리기가 모두 끝나며, 보리를 벨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수확할 때를 빼면 300평당 1인 또는 1인의 일손이면 충분하다." - <자연농법> 28쪽
자연농법에는 4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무경운, 땅을 갈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비료를 쓰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 무제초, 김매기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섯째, 무농약,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의 농사법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땅도 안 갈고, 비료도 안 하고, 풀도 안 뽑고, 농약도 안 하는 게 무슨 농사냐는 반문이 생길 것입니다. "말장난 하냐?"는 반감까지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문이나 반감이 어쩌면 얄팍한 지식이 가져오는 관성적 반감일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을 응시하다보면 땅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무임승차 하듯 편승할 수 있을 지혜가 생길 것입니다.
건강한 먹거리 농사를 위한 길라잡이게으름 피우고, 팽개치듯 방치하는 게 자연농법이 아닙니다. 심을 것 심고, 뿌릴 것 뿌리되 자연, 주어진 여건이나 환경에 맞춰 지으면 자연이 알아 농사 지으니 시중 정도만 들며 지을 수 있는 게 '자연농법'입니다.
바로 이런 자연농법, 자연을 살필 수 있는 지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먼저 경험하며 자연이 짓는 농사에 시중정도는 들어 줄 수 있는 일머리 요령을 비법 아닌 비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살피지 못하고 생산량만을 놓고 우선 경쟁해야 하는 숨 가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입장이라면 허무맹랑하기 그지없는 헛소리처럼 들릴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먹거리를 염두에 둘 수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입장이라면 건강한 먹거리를 얻을 수 있는 일석다조의 농법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모든 농업이 지행해야 할 처음이자 끝이 될 목표, 농사는 자연이 짓고, 농부는 그 시중을 드는 농법으로 귀결시켜 줄 이정표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자연농법 - 농사는 자연이 짓고, 농부는 그 시중을 든다
후쿠오카 마사노부 지음, 최성현 옮김,
정신세계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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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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