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과정에서 압수한 증거물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7년간 8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반도체 제조 부품 설비도면 등을 빼돌려 일본계 법인 B사에서 동종 제품을 만든 피해회사 직원과 협력회사 직원 등 2명이 입건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직원 A씨(46) 등 2명과 이들이 이직한 일본계 법인 페로텍 코리아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설계도면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해해사의 전 협력업체 설계팀장 A씨는 피해업체인 A사의 설계도면을 외장하드에 담아 이직했으나 자신의 도면만으로 제품양산에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피해회사 A의 설비운영전문가 B씨도 추천해 함께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연봉의 41% 약 460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연봉인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 또한 연봉의 38% 약 4000만원에서 5500만원 정도의 인상을 받을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빼돌린 반도체 부품 제조설비 설계도면은 피해업체인 A사가 2013년 1월 7년간 80억 원을 투자해 제조 부품인 '실리콘 카바이드 링'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제품으로 기존제품에 비해 수명과 성능을 약 2~3배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의 현재 시장규모는 약 1500억 원 정도로 피해회사는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2015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대한민국 기술대상' 행사에서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상장을 수여 받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경찰 측은 A사가 기술유출로 인해 추후 연간 약 300억 원 상당의 매출감소, 연구개발비 등의 손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피해 업체 측은 "완제품이 시중에 나오기 전에 검거돼 다행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몇천억이 될 수도 있었다"며 "해당 기술자료는 유출된 상황이고 상대회사가 전 세계적인 대형 다국적기업이라 추가피해 발생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기술유출 피해를 당했을 경우 신속히 수사 요청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