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 어촌계를 찾아서 ⑪ '의항해상낚시공원'으로 재도약 의항2리어촌계

개목항 2종 지방어항 승격 절실,,,체험어장 확대를 통해 계원들의 고령화 대비에 나서

등록 2018.02.01 17:22수정 2018.02.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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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굴 양식의 대표 마을이었다. 천연 갯벌과 갯바위에서 자리 잡은 굴 포자에서 조새를 통해 직접 채취하는 자연산 굴은 크기는 작지만 그 맛이 고소하고 유난히 검어, 일명 검정굴이라고 불리웠다. 이곳은 여느 마을보다 굴 양식과 바지락 어선 어업까지 부촌 마을로 부러움을 사는 마을이었다.


 신노루 해변에 설치된 ‘의항해상낚시공원’ 전경.
신노루 해변에 설치된 ‘의항해상낚시공원’ 전경. 신문웅

하지만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는 환경재난을 넘어 마을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졌다.

굴 양식을 하던 고 이영권 선생은 무허가 굴 양식장은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비관하여 극단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 당시 이 마을 모든 어민들은 똑같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아픔을 안고 살아온 10년의 시간은 서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그 피해의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만 발생하지 않았으면 지금도 다른 마을이 부러워하는 부촌 마을로 떵떵거리면서 살았을 것이다. 10년의 시간이 지나며 이제 주민들과 어장의 환경이 많이 변했다. 굴밭이던 어장은 기름 제거 작업과정에서 전부 철거가 되었고, 대신 바지락 어장이 형성되었다.

기름사고로 어장환경, 바지락 비중 커져

의항2리어촌계(계장 이충경)는 의항2리(이장 이생규) 주민 97명의 계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어촌계의 어장은 사고 이전 대부분 굴 양식장이었으나 바지락 어장 30ha, 굴 5ha, 해삼 100ha로 지금은 굴 양식장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갯바위에 되살아난 자연산 검정굴이 늘어나면서 겨울철에는 보통 한 사람이 10㎏ 정도의 굴을 채취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기름범벅이던 의항2리 어촌계 어장이 다시 살아나 굴양식 등이 재개되고 있다.
기름범벅이던 의항2리 어촌계 어장이 다시 살아나 굴양식 등이 재개되고 있다.신문웅

기름사고 이후 폐허가 된 어장을 다시 살리는 데 주력한 의항2리 어촌계는 이제 신노루 해변에 태안군이 정부 지원금 20억 원을 받아 기름피해지역 환원 사업으로 해상낚시터를 설치했다. 이 해상 낚시터의 운영권을 받은 의항2리어촌계는 이충경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본격 운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의항해상낚시공원'으로 희망을 일군다

오는 3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해상낚시터는 숙박시설과 편의 시설이 해상에 설치되어 지역에서는 새로운 시설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이 들어오면 낚시를 즐기고,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바지락과 굴을 따는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여기에 최신의 숙박 시설 4동이 구비되어 있고 가격까지 저렴해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어촌계와 해상낚시터를 집중 홍보하기 위한 홈페이지 제작 작업에 돌입하고 체험의 다양화를 위해 숙소를 이용하지 않는 체험객들도 받을 예정이다.

 이충경 의항2리어촌계장
이충경 의항2리어촌계장신문웅

이에 대해 이충경 어촌계장은 "계원들이 대부분 고령화되어 앞으로 얼마나 바다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에 대비해 어장을 점차적으로 체험어장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 이 부분에 주력할 계획"이란다.

또 지난해 연말 해양수산부 주관 '유류 피해지역 어장 환경개선 공모사업'에 보령·서산·홍성·태안 등 4개 시·군의 7개 어촌계가 선정돼 국비 14억 5000만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서 의항2리어촌계도 전국의 어촌계와 심사와 실사를 통해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에 따라 확보된 국비로 마을 어장에 모래 살포, 경운 및 평탄 작업, 잡석 제거, 투석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해 어장 살리기에 나서 바지락과 해삼, 전복 등이 서식하는 데 적합한 환경으로 어장을 개선, 계원들의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목항의 지방어항 승격이 절실하다

의항2리어촌계원 가운데 23명의 어선 어업을 하는 계원들은 개목항이 군지정 어항으로 머무르고 있어 수 년 전부터 충남도 지정 지방어항으로 승격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산 지원이 찔끔찔끔되면서 방파제 공사는 수년째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32척의 어선들은 간만의 차가 심할 때는 어선의 정박과 출항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제2종 지방어항 승격이 절실한 개목항 전경
제2종 지방어항 승격이 절실한 개목항 전경신문웅

이충경 계장은 "현재 150~200m 정도의 방파제가 몇 년째 공사를 하고 있어 어민들의 불편이 크다"며 "어민들이 자율적으로 한 달에 한번씩 어장 청소를 하는 자율관리 공동체 운영을 하고 있으나 어민회가 소득 사업이 없어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개목항 방파제가 공사가 중단되어 추가 공사가 언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개목항 방파제가 공사가 중단되어 추가 공사가 언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신문웅

중단된 방파제의 추가 공사와 부잔교의 신설을 통해 어선어업이 활성화되어야 개목항에 문을 닫은 횟집들이 다시 문을 열고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안반도어촌계 #의항2리어촌계 #개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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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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