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기도하는 이명박 대통령 부부2011년 3월 3일,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3회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의 요청에 따라 참석자들과 함께 합심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노태우는 불교 신자이기 때문이었는지, 국가조찬기도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 탓인지, 개신교의 영향력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별로 이 기도회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국가조찬기도회의 위상이 떨어지긴 했지만, 해바라기 권력지향적인 목사들은 국가조찬기도회에 초대받고 참여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았다.
노태우에 이어 장로인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자 국가조찬기도회는 활발하게 활동을 재개했고,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종교는 달라도 이 기도회에 참여했다. 큰 틀에서 개신교가 국가를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선에서의 축사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달라졌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심각한 권력지향적인 자신들의 속내를 부족함 없이 드러낸다. 2011년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유래없이 대통령 부부가 함께 강대상에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한다.
'이명박근혜 정권'에 무조건 충성했던 해바라기들
이들 국가조찬기도회에 초청을 받은 목사들은 대부분 보수대형교회 목사들이었으며,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무조건 찬성하고,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마치 권력과 종교가 한 몸이 된 듯했고, 이명박 정권의 시녀 노릇을 자처했다.
이들은 그들의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에는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등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걸 사명으로 알고 살았다. 이명박 정권에서 치러진 선거에서도 보수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썼고, 십알단까지 등장시키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을 좌우의 대결, 이념의 전쟁터로 만들며 분열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자신들의 모임을 적극 활용했던 박정희·전두환에 대한 용비어천가는 물론이고, 장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이명박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 박근혜로 이어지는 그들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들에게 정권이 정의로운지, 민주적인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들은 무조건 권력의 편이었던 것이다.
회(回)만 있고 개(改)는 없는 제50회 국가조찬기도회올해는 50회(기독교계에서는 50년을 '희년(기쁜 해)'이라 해 특별하게 여긴다)를 맞이해 5000명이 모이는 국가조찬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3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기도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은 5000명의 기도용사가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런 염원을 담아 국내 5만 여 교회에 '공동기도문'을 발송했으며, 3월 8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동시간 기도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 기도문에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명에 소홀했다'는 '회(돌아봄)는 있지만, '개(고침)'는 없다. 그리하여 이런 말은 그저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내뱉는 형식적인 기도일 뿐이다. 이들의 행태를 적절하게 드러내는 성경 말씀을 하나 소개한다.
"입만 열면 남 속이는 말이요, 입술을 재게 놀려 간사한 말을 하고 속 다르고 겉 다른 엉큼한 생각뿐입니다."(시편 12:2 공동번역). 소강석 목사가 참신한 젊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