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인주공장 앞에서 인주면 어업계 주민들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불도저에는 현대차를 성토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재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삽교호 주변이 뒤숭숭하다. 주민들은 현대자동차인주공장이 기름유출의 진원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아산공장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관계자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주민들은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4일 아산시 인주면 인주 어업계 소속 주민들은 현대자동차인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3일째이다. 주민들이 동원한 불도저에는 "현대차 기름유출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주민들은 매일 한 차례 트럭을 몰고 인주면 일대를 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종영 어업계장은 "주변 주민들에게 기름 유출 소식을 알리기 위해 매일 한 차례 정도 인주면 일대를 돌고 있다"며 "하루 평균 15대 이상의 차량이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날씨도 주민들을 돕지 않고 있다. 너무 춥다"며 "어쨌든 분명한 것은 기름이 유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24일 오후 서상옥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이 현장을 방문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서이다.
현장을 방문한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은 "죽은 물고기나 남아 있는 기름이 있으면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제 3의 기관에 맡겨 유출된 기름의 성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과 서 사무국장은 현대차의 배수관이 연결되어 있는 곡교천과 양식장 등 대음리 일대를 돌았다.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현장은 꽁꽁 얼어 있었다. 곡교천 현장에는 유출된 기름을 닦아 냈던 부직포들이 자루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