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체조선수 성폭행한 미 대표팀 주치의, '175년형 선고'

피해자 156명... 판사 "감옥 밖으로 걸어 나갈 자격 없다"

등록 2018.01.25 09:28수정 2018.01.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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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나사르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 성범죄 선고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래리 나사르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 성범죄 선고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CNN

무려 30년간 미국 여자 체조선수들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래리 나사르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에게 최장 징역 175년형이 선고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법원은 성범죄로 기소된 체조 국가대표팀 겸 미시간주립대학 체조팀 주치의 나사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과 다름 없는 징역 40~175년형을 선고했다.

선고를 내린 로즈마리 아킬리나 판사는 나사르에게 "당신의 사형 집행 영장(death warrant)에 서명했으며, 당신에게 이런 벌을 내리는 것은 나의 영예이자 권한"이라면서 "당신은 감옥 밖으로 걸어 나갈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

1년 4개월이 걸린 재판 끝에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피해 여성들은 서로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나사르는 아동 포르노 범죄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나사르의 끔찍한 범죄는 여자 체조선수 레이철 덴홀랜더가 2016년 법원에 나사르의 성추행을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수사 결과 나사르는 치료를 빙자해 체조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

이번 재판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앨리 레이즈먼, 가비 더슬러스 등을 포함해 156명의 피해자가 증언했다. 검찰은 "체조선수들은 나사르를 신처럼 믿고 따랐기 때문에 그의 치료실은 성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나사르는 선고 직전 "내가 벌인 일들에 대해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그 깊이와 넓이를 표현할 수 없다"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아킬리나 판사는 "나사르의 행동은 가장 취약한 피해자들을 노린 철저하게 계산된 범죄였다"라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의 소송 대리인을 맡은 존 맨리 변호사는 "나사르는 체조선수들의 극심한 경쟁 문화를 악용했다"라며 "어린 소녀들은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체조선수로서 실패할 두려움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체조협회 케리 페리 회장은 성명을 통해 "나사르의 범죄는 비열한 것이며, 상처받은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미국 체조 #래리 나사르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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