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인천시 재정 문제가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핵심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남춘 국회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 부채감축을 놓고 공방을 벌인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박남춘)이 주최해 지난 22일 열린 '2018년 인천의 과제와 비전 대토론회'에서 시 재정 문제가 또 부각됐다.
시, 재정위기 탈출 선언 후 '개발사업' 드라이브시가 지난해 12월 마무리한 2017년 3차 추가경정예산은 약 9조 5187억원이다. 12월 말 기준 예산은 10조 2701억원이고 채무는 2조 2534억원으로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21.9%다.
지난 2015년 7월 시의 채무비율은 40%를 육박했다. 시는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로부터 예비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에 해당하는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됐다.
시는 같은 해 8월, 2018년까지 ▲ 시 본청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을 25% 미만(채무 약 1조원 감축)으로 낮추고 ▲ 산하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시 전체 부채 약 13조원을 9조원대로 줄이고 ▲ 법정ㆍ의무적 경비 미부담액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 뒤 지난해 7월 4일 재정위기 주의 단체 탈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시 본청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4.1%로 재정 정상 단체 기준인 25% 이하로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서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에 재정위기 주의 단체 해제를 요청했다.
시는 2014년 말 13조원 대이던 시 전체 채무를 지난해 12월 말까지 9조원대로 약 3조 7000억원 줄였다고 했다. 민선5기보다 국비와 보통교부세가 크게 늘어 빚을 갚았다고 덧붙였다.
시는 재정건전화 달성을 선언한 뒤 여러 개발 사업 추진을 발표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 전환 사업 완공 시점을 2024년으로 2년 앞당겼다. 사업비는 약 4000억원이다. 문학~검단 민자고속도로 사업비가 약 1조 3000억원인데 여기에 시비 4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사업(사업비 1조 3000억원)에도 시비 약 5200억원,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 연장에 시비 약 720억원, 새 시청사와 루원시티 2청사 건립에 시비 약 2800억원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재정위기 탈출 선언에 이은 엄청난 개발 사업 드라이브다.
"지방세 3조 5000억원 늘어… 부채감축 어려운 일 아냐"하지만 시민단체의 평가는 다르다. 토론회에서 시 재정분야 발제를 맡은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시 채무비율 감소는 예산 증가에 있고, 부채감축의 힘은 지방세 증가에 있으며, 부채감축 규모는 공기업을 제외하면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박 소장은 "인천시가 약 3조 7000억원을 갚았다고 하지만, 이중 시 본청 채무 감축은 1조원에 불과하고, 2조원은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 채무 감축이다. 나머지 7000억원은 재난구호기금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토지 이관 매각대금 등 그동안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던 법정ㆍ의무적 경비다"라고 지적했다.
법정ㆍ의무적 경비는 채무에 포함되지 않기에 채무비율과 무관하다. 시 채무비율이 낮아진 것은 채무가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산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 본청 채무는 1조원 정도로 줄었지만, 예산 규모는 2014년 7조원대에서 지난해 말 10조원대로 늘었다.
시의 예산 증가 중 두드러진 대목은 지방세 증가다. 민선5기 4년간(2010~2014년) 지방세 징수액은 약 8조 6600억원으로, 연평균 2조 1650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민선6기 3년간(2014~2016년) 지방세 징수액은 8조 8000억원으로 연평균 2조 9300억원이다. 민선6기 지방세 징수액 3년 치가 민선5기 4년 치보다 1400억원 더 많고, 연평균 7600억원 더 많다.
박 소장은 "2017년 지방세까지 합하면 민선6기 지방세 징수액은 민선5기보다 약 3조 5000억원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의 특별한 재정 확대 노력보단 부동산경기 활성화가 주요인이다. 사실상 이 돈으로 채무를 상환했다"고 했다.
시 재정위기는 2009년에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민선4기 때 분식회계로 8450억원 흑자라고 거짓 결산한 게 드러났다. 결국 8450억원이 민선5기 빚으로 이월됐다.
여기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을 건설하는 데 지방채 1조 970억원을 발행했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국비를 제외하고 9513억원을 투입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조기에 완공하겠다며 공사기간을 줄이는 바람에 국비 3600억원을 시가 먼저 집행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 확대 정책을 펴면서 시는 2009년에만 지방채 8386억원을 발행했다.
이 같은 빚더미에 앉으면서 2012년 4월에 공무원 급여를 주지 못할 정도로 시 재정은 어려웠다. 결국 민선5기 송영길 시장은 '5.30 재정위기 대책'을 발표하고 인천터미널과 송도 6ㆍ8공구 등을 매각해 유동성 위기를 진화했다.
박 소장은 "민선6기는 아시안게임도 없고, 도시철도 2호선도 끝나 지방채 발행요인도 없다. 그리고 도시철도 2호선 조기 완공을 위해 시가 먼저 집행한 국비 3600억원을 보전 받고 있다. 게다가 민선5기 지방세는 연평균 2조 1600억원이고, 민선6기는 3조원 규모다. 여기다 시 재산까지 매각했다"며 "이런 상태에서 지방채 줄이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보통교부금 산정방식 개선해 '인천 몫' 늘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