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홈리스 지원주택.
Christian Columbres & Holst Architecture
외국도 지원주택 입주자들이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뉴욕에서는, 지역 내의 골칫거리인 오래된 빈 집을 싸게 매입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만큼 멋진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했다. 이곳의 입주민 중 30~40%만 지원서비스를 받는 사람들(노숙인, 장애인 등)이고, 나머지는 그 지역의 저소득 계층이다.
1층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그곳에서 진행하는 여러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뉴욕의 한 지역주민은 자녀가 1년 동안 참여했던 문화교실의 발표회에 갔다. 발표회가 끝나고 보니 그곳은 지원주택이 개방한 공간이었다. 지원주택이 지역사회에 기여한 사례다.
뉴욕대학교 풀먼 부동산·도시 정책연구원의 연구(2008)에 따르면, 지원주택 개소 후 지원주택 반경 500피트 이내의 집값은 주변에 비해 오히려 올랐다고 한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 방치되어 있는 빈 집의 수는 106만 9000호나 된다. 이제부터라도 '집이 절실한' 이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때가 아닐까.
"이곳에 지원주택이 아니고 집단수용시설을 짓는다고 했으면 아마 주민들이 반대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원주택은 시설이 아니니까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 거죠.다양한 연령대를 포함해서 여러 종류의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 행복하우스에도 아동만 없지 남성, 여성, 20대부터 70대까지 다 있어요. 이렇게 어울려 살면 지역주민들도 낯선 남자들만 모여서 살 때보다 경계심을 덜 갖죠. 우리나라의 지원주택도 일반 주민과 서비스가 필요한 분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형태로 만들어야 해요. 더 나아가 외국처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지원주택을 만드는 게 저의 꿈이죠. 그러면 집값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일은 없지 않겠어요?(웃음)"
정재원 선생님의 야무진 포부가 꼭 이루어지길 바라며 지원주택을 나오는데, 지난 크리스마스 때 김경립 씨가 현관에 달아놓은 트리가 유난히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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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다. 인터뷰집,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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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주택 있으면 집값 떨어진다고? 더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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