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더디게 나자 아낙네들은 장화도 벗어 던지고 바다 물속으로 들어간다.
조찬현
바다의 속살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음이 조급한 아낙네들은 장화도 벗어 던지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다. 물이 드러나길 기다리며 갯가에서 고둥을 줍은 아낙네도 있다. 바다로 들어간 아낙네는 파래를 제법 많이 뜯었다. 파릇파릇한 파래가 바구니 가득 차오른다.
첫물이다. 파래를 뜯는 첫날이다. 바다에서 파래 한 웅큼을 뜯어낸 한 아낙네는 백야도에서 자란 파래가 맛있는 파래라고 했다.
"파래 뜯으러 오늘 처음 바다에 나왔어요. 파래가 아직은 덜 자랐어요. 백야도 파래가 맛있는 파래예요."민물이 흘러들어오는 얕은 바다에 사는 파래는 주로 바위에 붙어 자란다. 잎이 연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파래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손질해 양념에 맛깔나게 무쳐놓으면 겨울철 식탁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백야도에서 살았다는 배연자(75) 어르신은 파래김치는 김치 담듯이 입맛에 맞게 담가먹는다고 했다.
"백야도에서 태어나 아무데도 안가고 이곳에서 여태 살았어요. 식성이 집집마다 다르잖아요. 김치 담듯이 입맛에 맞게 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