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이장님이 마을어르신을 사랑하는 법

등록 2018.01.12 18:19수정 2018.01.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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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태

신광태

신광태

신광태

"제가 동심축제장에 나가 물고기 잡아 올 테니 어르신들 모두 내일 점심때 경로당으로 모이세요."


1월 12일, 화천군 사내면 광덕 4리 이종덕 이장 말이 마을에 서서히 퍼졌습니다.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진다는데 어쩌자고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축제장에 나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음낚시에 열중인 이장님이 보였습니다. 동심축제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화천 산천어축제'의 서브프로그램에 불과합니다. 사내면에서 화천읍까지 멀기 때문에 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송어낚시 축제입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 도모가 목적이라지만 산천어축제에 비해 완성도면에서 상당히 떨어집니다. 많이 잡는 사람이 있는 반면 허탕을 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종덕 이장이 얼음낚시 전문가란 소린 들은 적이 없습니다. 어쩌자고 그런 허풍을 치셨는지 염려한 이유입니다. 아마 성실하면 될 거란 믿음 하나로 덤빈듯 합니다.

"세상에 이장한테 송어도 얻어먹고,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약속대로 송어회가 등장하자 경로당에 모인 몇몇 어르신들 수군거림이 들렸습니다. 이장님께 송어를 잡은 비결을 묻자 그냥 줄기차게 낚시에 열중하셨답니다. 그랬더니 잡히더랍니다.

어머님 또래 어르신들 모두가 '나의 부모다' 라는 이장님 생각에 하늘이 감동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모이 #송어 #이장님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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