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작가의 레진코믹스 투쟁기2미치 작가
공론화하니 프로모션 제외건강검진은 레진코믹스가 자랑하는 작가 복지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기준이 제각각이었다는게 작가들의 주장이다. 1년에 한 번 받는 줄 알았지만 갑자기 격년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작가들에게 별도의 통보도 없었다. 레진코믹스에서 <340일간의 유예>, <봄의 정원으로 오라> 등을 그린 미치 웹툰 작가가 이를 2017년 5월 트위터로 공론화했다. 그때부터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12월까지 미치 작가의 작품은 단 한 번도 프로모션에 포함 되지 않았다.
"15년 11월에 완결이 난 작품임에도 2017년 4월 11일까지 세일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등 수차례 이벤트에 올랐어요. 하지만 공론화 한 17년 5월 이후 레진은 학원물 이벤트, 순정만화 이벤트, 로맨스 이벤트 등에서 작품 <340일간의 유예>를 완전히 배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봄의 정원으로 오라> 및 <340일간의 유예 일본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비슷한 시기 은송작가도 서울시 예술인 불공정 피해상담센터를 공론화했다. 2016년 11월 은송작가는 작가에게 돌아오는 코인 수익이 계약 당시 들었던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피디와의 대화에서 해결이 안 돼, 2017년에서야 서울시 예술인 불공정 피해상담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에서 상담 등 많은 도움을 받아, 동료 작가에게도 이를 알리고 싶어 2017년 5월 공론화했다.
물론 트위터에 쓰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작품을 계속 연재중이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광고와 메인 노출 불이익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이야기했다. '나라도 움직여야, 짱돌을 던져야 뭐라도 바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목소리를 낸 대가는 역시 비쌌다. 일방적인 피디 교체 통보가 이어졌다. 피디는 자꾸 불만을 제기하는 작가가 힘들다며 '작가 포기 선언'이라고 했다. 작품에 대한 홍보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6년 5월에 시작해 작년 4월에 마감한 <양극의 소년> 1부는 SF분야에서 1위, 전체 연령층 8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그해 7월에 연재에 들어간 <양극의 소년> 2부는 레진 메인면 노출은커녕 '즐겨 찾는 장르의 히트작'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은송작가는 "독자분들이 '즐겨 찾는 장르 히트작'란에 제 작품이 오르는지 갖은 방법으로 확인해봤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히트작란에 오른 걸 본 사람이 없어요"라며 "설마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건가 의심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작품이 이벤트에 배제되면서 작가가 입은 피해는 상당하다. 미치작가는 "프로모션, 이벤트 등의 효과는 상당해요. 세일이 진행될 때마다 매출이 최소 700만원에서 1800만원까지 터지죠"라고 설명했다.
이후 은송·미치 작가를 포함해 '레진 불공정행위 피해작가연대' 소속 작가들과 독자 등 100여명은 11일 낮 12시부터 서울 논현동 레진코믹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한파에도 굴하지 않고 "레진은 해명하라"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