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의 고루. 종루가 낮 시간을 알렸다면 고루는 북을 쳐 밤의 시간을 알렸다. 고루 뒤켠에 유명한 회족거리가 있다. 종루와도 가까운 위치다.
이상옥
어제 정주에서 오전 8시 40분발 침대기차를 타고 8시간 넘게 달려 오후 4시 서안역에 도착했다. 서안역에서 조금 도보로 걸으면 지하철역이 있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도 가게들이 즐비하여 아이쇼핑을 할 만하다. 8시간 넘게 침대에 누워 졸기도 하며 느긋하게 마음을 풀어 놓고 오다 또 가죽장갑 한 짝을 잃어버렸다.
이번 겨울에 벌써 두 번째다. 여권도 잠시 잊어버린 적이 있는데, 장갑이야 또 사면 되는 거지만.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장갑 파는 곳이 있나 보니, 없을 리가 없다. 마음에 드는 장갑을 고르니 정주 야시장에서 산 것보다 더 싸다. 28위안. 가게 주인은 장갑을 끼고 스마트폰도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정말 장갑을 끼고 스마트폰 작동이 가능하다.
여행에서는 이런 사소한 안타까움과 즐거움이 교차한다. 스마트폰으로 '百度地图'를 검색하니 지하철역이 가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혹시나 싶어 공안에게 지하철역을 방향을 물으니 친절하게 안내를 해 준다.
중국에서 2년 정도 지내다 보니 혼자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1호선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 가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서 금방 종루에 도착했다. 종루 인근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내부에는 만석이라 바깥에서 커피를 겨우 마셨다. 천천히 낮의 종루와 고루 등으로 돌아보고, 고루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는 밤의 회족거리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