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
윤성효
간첩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받은 김 의장은 잡혀간 지 3일 만에 나왔다. 김 의장은 월남전 참전용사 출신이라는 사실이 간첩 혐의를 벗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영만 의장은 청룡부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가했다가 '짜빈둥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다. 김 의장은 월남전 참전에 따른 정신적 충격과 월남인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지 않기도 했다.
김 의장은 "내가 집회 등에서 전두환 욕을 하고 광주민주항쟁 이야기를 하니까 누군가 간첩 신고를 한 것 같았다"며 "3일째 풀어주면서, 안기부 수사관이 '베트남 참전용사가 아니었다면 적어도 5년은 구속돼 있어야 하는데 봐준다'고 하더라"고 했다.
"당시 나올 때 다시는 그런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썼다. 그런데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그런 글을 쓰고 나왔다는 사실이 늘 내 가슴 속에 억울함으로 남아 있었다. 폭력에 의해 아무 잘못이 없는 내가 그런 글을 썼다는 사실이 억울했다."
김 의장은 "박종철 기사를 보는데, 나는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런 글을 쓰고 나왔지만, 젊은 친구는 폭력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을 지키다 죽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미안함도 생겼고, 심정이 복잡했다"며 "그래서 당시 기사를 보고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젊은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머리 속에 곡이 떠올랐다. 가사도 바로 따라 나왔다. 그날 떠오른 곡과 가사를 하루 종일 흥얼거리다가 그날 저녁 집에 가서 악보로 옮겼다."김 의장은 "젊은 친구의 영전에 장송곡이라도 하나 바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벼락 치듯 머릿속에서 힘차고 빠른 행진곡풍의 곡이 떠올랐다. 뒤에 생각해 보니 '접신'이 들었다고 할 정도로 노래가 만들어진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