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전국 자치단체장 대국민 공동 신년사 발표 모습
김일웅
강북구 신년인사회 의전지침은 거대정당이 장악한 지역정치에서 소수정당의 발언권이 제약되는 작은 사례에 불과합니다. 특정 정당이 지방의회를 싹쓸이하는 영호남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의 지방의회도 대부분 거대정당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2인 선거구 중심의 지방선거제도입니다. 거대정당이 양분하는 2인 선거구는 진보정당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세력의 지방의회 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대정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곧 당선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역정치인들은 주민들보다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잘 보이고 줄을 서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은 대구, 경북, 울산, 경남에서 기초의원 지역구 당선자 3분의 2 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 전남, 전북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고 당시 통합진보당은 1.2%, 정의당은 0.4%, 노동당은 0.2%의 당선자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결국 진보정당과 소수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지역정치를 만들기 위한 선결과제는 지방선거제도 개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자치구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양당독식 정치구도 개선을 위해 4인 선거구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제출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지난 1월 2일, 박겸수 강북구청장을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 29명은 광화문광장에서 대국민 공동신년사를 발표하는 등 지방분권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공동 신년사에 참여한 단체장들은 "지방분권의 진정한 목표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지방분권으로 강화될 풀뿌리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운영방식을 역동적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각 지방정부가 최선을 다해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아름다운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체장들이 이야기한 장및빛 전망이 실현되려면 거대정당이 독식하고 있는 지방의회, 소수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묻혀버리는 지역정치 현실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지방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견제와 감시가 사라진 지역정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기에 박겸수 구청장을 비롯해 지방분권 개헌을 요구하는 단체장들이 먼저 지방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신년인사회 의전을 비롯한 작은 부분에서부터 소수정당의 정치적 발언권이 제약되지 않는 섬세한 행정을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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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도 신년인사 못하고, 정의당도 못하고... 아리송한 '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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