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3시 5분께 청와대에서 진행한 공식브리핑을 통해 "임종석 실장과 칼둔 청장은 한국과 UAE 양국이 그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온 현황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실질협력을 더 포괄적이고 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들을 심도있게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칼둔 청장은 에너지, 전자 등 산업분야와 관광에서 양국간 기존 협력관계를 더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고, 임종석 실장은 양국 제반 협력이 활성화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언급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양측은 임종석 실장과 칼둔 청장 간 고위급 소통채널의 유용성을 확인하면서 기존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 기획재정부 장관과 UAE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활성화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실질적 협력관계'라고 표현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필요한 것들과 관련해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했고, 중동지역에서 (이뤄질) 한국의 진출에 관해 자문해주는 등 심도있는 정성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원전문제에 관한 얘기가 나왔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얘기하지 않았다"라며 "과거가 어떻다는 말보다는 앞으로 양국이 서로 해나가할 것들을 다양하고, 깊고, 재밌게 얘기했다"라고 답변했다.
양국의 제반 협력 분야와 관련, 이 관계자는 "국방도 있었는데, (칼둔 청장이) 제일 관심있는 것은 에너지라고 했다"라며 "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칼둔 청장이 (방한 중에) 한국기업들을 만났다"라며 "(그런 자리에서) 바로 태양광 등(의 분야에서) 한국기업이 가진 좋은 기술과 협력관계를 맺길 원한다는 의견을 많이 밝혔다"라며 "우리의 국익에 보탬이 되는 말들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그는 "군사·국방 등에서 실질적 협력관계를 이루어나갈 것들도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칼둔 청장 "결혼생활에서 안 좋을 때도 있지만..."청와대는 이날 두 사람의 면담과 오찬 분위기는 "훈훈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반 정도 대화를 나눴고, 서로 '친구' '진실' 등의 용어가 수십 차례 등장할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였다"라며 "칼둔 청장도 자신은 외교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터놓고 얘기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칼둔 청장은 한국과 UAE의 관계를 '결혼'에 비유하면서 "결혼생활은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화합해 나가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특히 '좋지 않은 어떤 것도 좋게 되게 할 수 있다'는 아랍의 속담까지 인용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중후반기에 약화된"(청와대 핵심관계자) 양국 관계가 임종석 실장의 UAE 방문과 칼둔 청장의 답방 등을 계기로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칼둔 청장이 면담 과정에서 한국 언론의 보도에 유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칼둔 청장이 한국언론의 보도에 약간의 유감 등을 표했지만 임종석 실장이 '역설적으로 UAE가 얼마나 중요한 친구인지,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한국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설명했고, 칼둔 청장도 '그런 부분을 동의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UAE와 한국의 언론환경, 문화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칼둔 청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칼둔 청장이 언론 접촉을 안하려고 했는데 흔쾌히 해소돼서 본인이 직접 (브리핑)한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간 서로 조율한 이야기가 있고, 분명한 것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아니라 미래 관계 등에 90% 이상 집중됐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