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조공연으로 함께 한 기타리스트 정명호 씨. 김완규 님의 기타선생님이다.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
사회자: "명진 씨도 똑같은 질문입니다."
서명진: "행복하우스에 오게 돼서 가장 좋은 건, 저는 여태껏 누구한테서 카운셀링이나 이렇게 생활을 해야 된다는 그런 조언 자체를 들어본 경험이 없거든요.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관심 자체를 거부했어요.
그런 제게 사회복지사님이 직접 오셔서 걱정을 해주시고, 다른 이웃 분들과 음식도 같이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저에게는 너무 큰 기쁨이었고요. 저희 행복하우스 같은 곳이 많이 늘어나 어려운 분들이 같이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제가 몇 년을 보면서 두 분의 얼굴이 점점 좋아지는 반면 우리 사회복지사님은 점점 말라가시더라고요. (웃음) 어쨌든 너무 보기 좋고요. 감사합니다. 두 분 옆에 모신 분은 특별한 분이신데요. 아까 배우라고 소개를 했잖아요. 저기 현수막에 있는 그림의 '그녀'(안나 님). '그녀'의 삶을 우리 지혜 씨가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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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길리언 토크콘서트 - '그녀의 이야기' ⓒ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
사회자 : "감사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주시고, 또 짧게나마 지원주택에 계신 분들과 함께 했던 지혜 씨는 어떤 걸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유지혜: "저는 사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야기하는 게 실례가 될까봐 걱정되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데, 저랑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길을 지나면서도, 다른 세상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랬는데, 그랬는데... '그녀'와도 이 토크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만남을 많이 가졌고, 김완규 선생님께 대본 리딩하는 법도 많이 배웠어요.
'나랑 진짜 똑같은데, 나랑 같은 일에 기뻐하고 같은 일에 슬퍼하는 사람들인데, 내가 감히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구나' 너무 죄송스런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함께 준비하면서 너무 감사했어요. 함께하게 됐는데, 오히려 제가 더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 지금도 너무 행복하고 준비하는 시간들이 행복했어요."
사회자: "오늘 지원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본인과 비교했을 때는 어떠신 것 같아요?"
유지혜: "저는 연극을 하니까 월급을 받아요. 다행히도 월급을 받는데, 월급으로 40만 원을 받거든요. 그런데 저는 월세예요 또.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월세가 35만 원이에요. 그러면 진짜 힘들거든요. 그래서 이 행복하우스를 보면서 아... 확대되어야 한다.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저 말고도 열심히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분들에게 확대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자: "소감과 본인의 희망까지 다 말씀해주셨어요. 지금 우리가 예전 얘기, 현재 살아가는 모습을 간단하게 들었습니다. '지금'은 미래를 위한 준비이기 때문에, 지금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소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두 분께만 짧게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완규: "이게 술의 문제가 있으면 나중에는 술을 끊는 게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제일 큰 문제고요. 그 다음에는 평범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그리고 시집이든 글이든 써서 책도 만들어보고 싶고 본격적인 창작 공부를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명진: "제 희망은 행복하우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미래가 더 확실하게 열릴 수 있는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서 아내와 가정을 꾸미는 것이고요. 그걸 통해서 행복하우스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희 봄날밴드가 행복하우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사회의 아주 어려운 이웃들, 희망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회자: "우리 함께 해주신 세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운 꿈을 향해서 나아가시고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공연은 모두 끝났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거리에는 과거의 나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또 다른, 수많은 나를 돕고 싶다'는 안나 님의 말처럼, 우리는 거리에 있는 수많은 내가 지원주택에 들어올 때까지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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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행동 회원입니다. 2014년 11월부터 서울역에서 거리와 쪽방의 홈리스분들을 만나며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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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에서 술 마시면서 무너진 삶,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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