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학 고도리 와인 대표가 고도리 와이너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유혜준
영동이 '한국의 보르도'라면 영천은 '한국의 부르고뉴'라고 불린다. 영천 역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포도산지로, 영동 다음으로 와이너리가 많다. 현재 16개의 농가형 와이너리가 있다. 그래서 한국와인 이야기를 할 때면 영동과 함께 영천이 화제에 오를 때가 많다. 서로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천의 와인생산자들은 영동과 비교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둘 다 포도산지이기는 하나, 주로 생산하는 포도 품종이 다르고, 와인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도를 생산지역에 따라 영동포도, 송산포도, 대부포도, 영천포도 등 산지별로 구분하는 것이다.
영동에서는 캠벨 얼리를 주로 재배하지만, 영천은 머루포도라고 불리는 MBA(머스캣 베일리 에이)가 주종을 이룬다. 포도 품종이 다르니 생산되는 와인 맛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앞서 설명한대로 같은 품종의 포도라 하더라도 생산지역에 따라 맛이 다른데 품종이 다르면 더더욱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포도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땅(떼루아), 기후 등과 같은 환경요인이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한 지역에 따라 포도 맛이 다른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니 영동과 영천을 비교할 수 없으며, 비교할 이유도 없다. 두 지역의 개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면 된다.
이번에는 찾아간 곳은 영천의 고도리 와인. 영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와인으로 손꼽히기에 충분한 맛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농가형 와이너리다. 와인메이커는 최봉학 대표. 그가 만든 화이트와인은 고도리 와인 대표 상품인데, 정말 맛있다. 한 번 마시면 그 맛에 푹 빠져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 와인이 올해 상복이 터졌다. '2017 아시아 와인트로피'에서 실버 상을 받았고, '2017년 우리 술 대축제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대외적으로 맛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지난 12월 15일, 최정욱 광명동굴 소믈리에와 고도리 와인을 방문했다.